- 리우올림픽 후 손·허리 등 부상
- 작년 8월 시즌접자 번아웃 논란
- 일자형 헤드 퍼터로 교체 승부수
- 막판 신들린 버디로 통산 19승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만 부활한 것이 아니었다. ‘번 아웃(에너지 소진)’ 논란에 시달렸던 ‘여제’ 박인비(30)도 신들린 버디 행진으로 정상에 복귀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자인 골프여제' 박인비(30)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박인비는 19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 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았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리고 통산 19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2억4000만 원).

박인비가 LPGA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지난해 3월 HSBC 챔피언스 이후 1년 만이다.

2016 리우하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인비는 예상치 못한 손가락 부상으로 2016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지난해에도 8월 브리티시오픈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접었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때문이었다. 일부에선 ‘박인비가 더는 이룰 게 없어 동기 부여가 안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번 아웃이 아니다. 다시 골프를 할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반박했다.

이달 HSBC 월드 챔피언십을 통해 LPGA 무대에 복귀한 박인비는 ‘퍼터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헤드가 일자형인) 앤서 스타일의 퍼터로 바꿨다”며 “(헤드가 반달 모양인) 말렛 스타일의 퍼터는 내가 어떤 점이 잘 안 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승부수는 적중했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1위를 달리던 박인비는 이날 1번 홀(파4) 버디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55세의 베테랑 로라 데이비스(잉글랜드)에게 1타 차로 쫓긴 12번 홀(파4)부터 15번 홀(파5)까지는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5번 홀(파5)에서는 절묘한 벙커샷으로 공을 홀 1.5ｍ에 붙이면서 버디를 기록했다. 한때 1타 차로 추격하던 데이비스와 머리나 알렉스(미국)도 박인비가 3개 홀을 남기고 4타 차로 앞서가자 고개를 떨궜다.

데이비스·알렉스·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이 박인비에 5타 뒤진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전인지(24)는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앞서 출전한 LPGA 투어 3개 대회에서 모두 10위 이내 성적을 낸 고진영(23)은 공동 46위(5언더파 283타)로 경기를 마쳤다.

박인비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도 우승을 노린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