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으로 징역형을 받아 미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던 강정호(31·사진)가 마침내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합류한다. 1년을 허송세월한 강정호가 얼마나 빨리 실전 감각을 찾느냐가 빅그리 복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7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피츠버그의 프랭크 쿠넬리 사장은 “강정호가 취업비자를 발급받아 미국에 재입국하게 됐다. 야구를 빼앗긴 강정호가 사회와 조직의 일원으로서 높은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으로 건너간 강정호가 당장 그라운드를 밟기는 어려워 보인다. 강정호는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피츠버그 복귀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며 ‘녹슨’ 방망이를 깨울 예정이다. 또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요청한 음주운전 방지 교육도 받아야 한다.

관건은 역시 실전 감각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12월부터 다음 해 1월까지의 비활동 기간을 마치고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적응력을 높인다. 길어봐야 2∼3개월 휴식을 취한 것뿐인데도 실전 경기를 어색해하는 경우가 많다.

강정호는 비자 발급 지연으로 그 공백기가 1년이 넘었다. 일단 피츠버그는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한선수’로 강정호를 묶어놓고 훈련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그의 복귀에 부정적인 여론도 극복해야 한다.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의 베테랑 칼럼니스트 론 쿡 기자는 ’강정호가 피츠버그로 돌아와서는 안 된다’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그는 “앞으로 파이리츠 경기를 보러 가다가 고속도로에서 강정호가 모는 차를 만나면 공포에 사로잡힐 것이다. 그가 (술에 취해) 사고를 내면 어떻게 하느냐. 그를 다시 받아들인 결정이 역겨울 지경”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피츠버그의 새 주전 3루수가 된 콜린 모란이 지금까지 21경기에서 타율 0.296에 2홈런 12타점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나라면 강정호 대신 모란을 기용하겠다”고 못 박았다.

2014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피츠버그에 입단한 강정호는 데뷔 첫해인 2015년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해 주전 3루수를 꿰찼다. 2016년에는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으로 활약했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 사고를 냈다. 과거 두 차례 더 음주 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실도 알려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지난겨울 피츠버그는 강정호를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로 보냈다. 그러나 강정호는 아길라스 시바에냐스 소속으로 뛰면서 24경기에서 타율 0.143(1홈런)으로 부진해 방출됐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