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주 재활 필요할 것으로 추정
- 주축 8명 부상 … 다저스도 비상

화려한 4월을 보낸 류현진(31·LA 다저스)이 5월 첫 등판에서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했다. 통증이 심상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한 달 가량을 통째로 날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A 다저스 류현진(오른쪽)이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2회 갑작스러운 부상을 당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USA TODAY 연합뉴스

류현진은 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에 도전했다.

2회 1사까지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던 류현진은 갑자기 얼굴을 찡그렸다. 데븐 마레로에게 파울이 된 2구를 던진 그가 벤치에 수신호를 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급히 페드로 바에스로 투수를 교체했다. 다저스는 불펜진의 호투로 2-1로 승리했다.

류현진의 부상 부위는 왼쪽 사타구니이다. 통증이 커 부상자 명단(Disabled List·DL)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직후 “내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할 예정”이라며 “트레이너들이 ‘(근육이) 크게 손상됐다’고 하더라.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류현진도 “예전에 같은 부위에 통증이 발발했을 때보다 더욱 안 좋다”고 심경을 전했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류현진의 컨디션이 경기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통증 호소 직전에 상대한 케텔 메르텔에게 던진 시속 103㎞짜리 초저속 커브도 사타구니 통증에 따른 ‘아리랑 볼’이다”고 전했다.

류현진도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면서 “예전보다 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왼쪽 어깨를 수술하고 빅리그 복귀를 준비하던 2016년 4월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해 한 달을 쉬고 돌아왔다.

트레이닝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최소 3주에서 6주간 재활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적어도 2주간은 투구 연습을 할 수 없어 류현진이 복귀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자이언츠 장재영 트레이닝 코치는 “류현진 경기를 TV로 봤다. 교체 직전에 전혀 몸을 회전시키지 못하더라”면서 “투수들이 골반에서 다리로 나가는 뼈를 잡고 있는 ‘내전근’을 많이 다친다. 근육 손상 부위가 뼈와 직접 붙은 부착점이면 회복이 더뎌진다”고 했다.

류현진은 앞서 7차례 DL에 올랐다. 빅리그 데뷔 첫해인 2013년 발목 부상으로 한 번 선발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2014년에는 왼쪽 어깨 염증과 오른쪽 엉덩이 염좌로 두 차례 DL에 올라갔다. 또 2015년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2016년 7월 8일 샌디에이고와의 빅리그 복귀전(4와2/3이닝 6실점)을 치른 류현진은 곧 왼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다저스는 현재 부상병동이다. 주축선수 8명이 DL에 오른 상태다. 즉시 전력인 저스틴 터너(왼쪽 손목 골절)와 야시엘 푸이그(왼쪽 엉덩이 타박상) 로건 포사이드(오른쪽 어깨 염증)가 재활 중이다. 핵심 타자인 코리 시거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왼손 선발투수 리치 힐은 왼손 가운뎃손가락 염증으로 DL에 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