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근육을 다친 류현진(31·LA 다저스)이 ‘전반기 아웃’이라는 최악의 진단을 받았다. 자유계약선수(FA) 대박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류현진이 지난 3일 애리조나와의 경기 도중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다저스는 4일 류현진을 1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렸다. 류현진은 13주 동안 재활을 마치고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달 남짓 남은 전반기를 날리는 것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자기공명영상(MRI) 정밀 검진을 받은 류현진은 왼쪽 다리 사타구니 근육이 크게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뼈가 보일 정도로 근육이 찢어졌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매우 불행한 사고를 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류현진에겐 시간이 걸려도 빅리그에서 계속 공을 던질 수 있도록 건강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 계약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다. FA 대박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은 꾸준한 성적과 내구성이다. 투수의 꾸준함을 보여주는 척도 중 하나는 투구 이닝이다. 한 시즌 내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줄 건강이 몸값을 좌우한다.

류현진은 빅리그 진출 첫해인 2013년에 192이닝을 던져 규정 이닝(162이닝)을 유일하게 넘었다. 2014년엔 152이닝 투구에 머물렀다. 왼쪽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고 복귀한 지난해에는 126과2/3이닝을 던졌다.

올해 전반기 공백 탓에 류현진의 규정 이닝 투구 달성은 어려워졌다. 류현진은 당분간 몸을 추스르고 부상 치유와 함께 재발을 막는 재활 프로그램 소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저스 구단은 먼저 류현진이 부상 트라우마에서 극복할 시간을 줄 것이라고 MLB닷컴은 전했다. 류현진은 올해 3승 무패(평균자책점 2.12)로 다저스 선발투수 가운데 최고의 활약을 펼치다가 부상 악재에 직면했다. 전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0으로 앞선 2회 30번째 공을 던진 뒤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해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편 다저스는 류현진 대신 우완 강속구 투수 워커 뷸러를 선발진에 투입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 다저스는 이번 주에만 투타의 주축인 두 선수를 잃어 큰 위기에 빠졌다. 류현진에 앞서 주전 유격수이자 타선의 핵인 코리 시거가 오른쪽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