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스피드업’ 정책과 대비
- 투수진 볼넷 많이 던지기 때문

지난해 KBO리그의 경기당 평균시간은 3시간21분(9이닝 기준)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3시간5분)보다 16분 길었다. 정운찬 KBO 총재가 취임 일성으로 ‘스피드업’을 외친 이유다. KBO 입장에선 롯데 자이언츠가 밉다. 10개 구단 중 경기시간이 가장 길기 때문이다.

KBO에 따르면 21일 현재 거인의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2분으로 1위다. 10개 구단 평균 3시간17분보다 5분이 길다. 가장 짧은 kt의 3시간11분보다는 11분이나 길다. 연장전을 포함해도 3시간27분으로 두산과 공동 1위다.

경기시간이 길어진 이유 중 하나는 마운드이다. 롯데 투수진은 44경기에서 볼넷 190개를 내줘 전체 1위를 기록했다. 2위 두산(162개)보다 28개나 많다. 1선발 듀브론트는 2018시즌 9경기에 등판해 볼넷 27개를 내줘 두산 세스 후랭코프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랐다. 이닝당 볼넷은 듀브론트가 가장 많다. 다행히 듀브론트는 최근 4경기 연속 사사구 3개 이하를 기록했다.

김원중(26개) 윤성빈(23개) 브룩스 레일리(20개)도 볼넷이 많은 편이다. 볼넷이 쏟아지면서 이닝당 투구 수도 10개 구단 1위인 17.9개에 달한다.

‘타고투저’ 현상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2018 KBO리그는 177경기를 치른 지난 6일까지 홈런이 412개나 터져 나와 지난해 175경기를 치른 시점의 295개보다 대폭 늘어났다. 경기당 평균 홈런 수도 2.33개로 지난해 1.69개보다 0.64개나 증가했다.

타자들의 평균 타율도 0.283으로 지난해 0.272보다 1푼1리 상승한 반면 투수 평균자책점은 4.96으로 지난해(4.31) 대비 0.65점 올라갔다. 점수가 많이 나오고 투수들이 공을 많이 던지다 보니 경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KBO는 이번 시즌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일본프로야구가 시행 중인 ‘자동 고의4구’를 도입한 데 이어 비디오 판독 시간도 최대 5분으로 제한했다. 포수가 마운드를 방문하는 횟수도 9이닝 기준 3번에서 2번으로 줄였다. 또 교체 투수의 준비 투구 시간을 제한하고 배트 파손을 대비해 대기 타석에 여분의 배트를 준비하도록 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롯데 경기시간 지표 (20일 현재) 평균 경기시간 1위(3시간22분·연장전 포함   3시간27분) 볼넷 1위 190개(이닝당 4.37개) 이닝당 투구 수 1위(17.9개) ※자료 : KBO, 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