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호에 先수비 後역습 교훈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승도 건지지 못했던 아시아 축구가 ‘늪 축구’로 부활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은 스웨덴전 승리로 화룡점정을 찍는다는 각오다.

수비 축구의 대명사인 이란은 지난 16일 러시아월드컵 B조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후반 유효 슈팅 ‘0개’를 기록하고도 상대 자책골로 승점 3을 챙겼다. 영국 BBC에 따르면 이란은 1966 잉글랜드월드컵부터 ‘후반전에 슈팅을 한 개도 하지 않고 승리한 최초의 팀’이다. 이란의 8차례 슈팅은 모두 전반에 나왔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은 “89분간 수비하는 게 뭐가 잘못됐나. 남은 1분간 상대가 방심할 때 기회를 잡아 승리하면 된다”면서 수비만 한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이날 승리로 이란은 1998 프랑스월드컵(미국전 2-1 승) 이후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맛봤다.

C조의 호주도 이날 우승후보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한 끝에 1-2로 패했다. 점유율(43%-57%)과 유효슈팅(1개-7개)에서는 일방적으로 밀렸다. 대신 주장 마일 예디낙(애스턴 빌라)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역습을 해 수차례 프랑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긴 D조의 아이슬란드 역시 ‘얼음 방벽’을 쌓아 승점 1을 따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F조 최하위인 우리나라가 참고할 대목이다.

골키퍼 조현우(대구)는 모로코-이란전에 대해 “경기를 90분 하다 보면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득점할 수 있다”며 “어느 팀이든 상대하다 보면 기회가 생긴다”고 말했다.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도 “모두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상대를 압박해야 한다. 수비가 안정돼야 골을 넣을 수 있다”며 “많은 활동량으로 수비를 도우면 결정적인 역습 상황이 생길 것이다. 그때 결정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