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직 회장국 특혜’ 구설수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국인 스위스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각종 구설에 휘말렸다. 제프 블래터 전 회장과 지아니 인판티노 현 회장은 모두 스위스 출신이다.

	스위스의 그라니트 자카(왼쪽)와 제르단 샤키리가 지난 23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르비아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E조 2차전에서 ‘쌍두독수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스위스는 지난 23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2차전에서 세르비아에 2-1로 승리했다. 뒷맛은 씁쓸하다. 앞선 두 경기 모두 심판 판정의 득을 봤다는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다.

세르비아전은 후반 21분 반칙 판정이 문제였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뉴캐슬)와 스위스의 슈테판 리히슈타이너(유벤투스)·파비안 셰어(데포르티보)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TV 중계화면에는 스위스 수비수 두 명이 미트로비치를 잡고 늘어지는 장면이 잡혔다.

독일 출신 주심 펠릭스 브리히는 페널티킥 대신 공격수 반칙을 선언했다. 세르비아의 강력한 항의에도 비디오 판독(VAR)을 하지 않았다. 슬라비사 코케자 세르비아 축구협회 총재는 경기 직후 “세르비아가 ‘잔인한 강도’의 희생자가 됐다”면서 “세르비아가 (승리를) 도둑질 당했다는 건 세계가 알고 있다. 이런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말했다.

브라질과의 1차전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지난 18일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진행된 경기에서 스위스는 0-1로 뒤진 후반 5분 코너킥 상황에서 슈테펜 츄버(호펜하임)의 헤딩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브라질 수비수들은 츄버가 점프하기 전 자신들을 밀었다고 항의했으나 주심은 인정하지 않았다. VAR 역시 진행되지 않았다. 브라질축구연맹은 다음날 FIFA에 “VAR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FIFA는 세르비아와 브라질의 항의에 아직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스위스 선수들은 세리머니로 논란을 만들기도 했다. 세르비아전에서 골을 터뜨린 그라니트 자카(아스날)와 제르단샤키리(스토크시티)는 각각 골을 넣은 뒤 양손을 겹쳐 ‘쌍두독수리’ 모양을 만들었다. 쌍두독수리는 알바니아 국기에 그려져 있는 상징물이다. 알바니아계 부모를 둔 두 선수가 세르비아와의 분쟁을 정치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AP 통신은 “이 행동은 세르비아 국수주의자와 알바니아계의 긴장을 증폭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FIFA는 경기장에서 모든 정치적 메시지나 상징을 금지한다. 샤키리와 자카가 이 규정을 위반했다는 판정이 나면 최대 2경기 출장 금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