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11일 뉴캐슬과 개막전 후
-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합류

대한민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6)이 2023년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비게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다면 앞으로 5년 동안 빅리그에서 기량을 꽃피울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손흥민이 지난 21일 구단 사무실에서 2023년까지 뛰는 재계약 계약서에 사인하고 있다. 토트넘 공식 SNS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지난 2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기간은 2023년까지”라고 발표했다.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5년 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애초 2020년 8월이 계약 만료였다. 하지만 이번 재계약으로 계약을 3년 연장했다.

이번 재계약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재 만 26세인 손흥민이 31세까지 토트넘에서 뛴다는 뜻으로, 전성기를 모두 토트넘에서 보낸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22 카타르월드컵도 토트넘 소속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손흥민에게 구단이 큰 신뢰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손흥민이나 구단 모두에게 이번 재계약은 일종의 ‘도박’일 수 있다. 손흥민은 이미 EPL 수준급 공격수로 검증을 받았고,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는 2골을 몰아치며 세계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유럽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기도 하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병역 혜택을 받아 몸값이 더 치솟기 전에 재계약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더 나은 조건을 포기하고 토트넘 잔류를 택했다.

반대로 구단의 리스크도 크다. 손흥민이 병역 면제 헤택을 받지 못하면 2023년까지의 계약 연장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손흥민은 만 27세가 되는 내년 7월까지 입대해야 한다. 이 경우 토트넘 입장에서는 최소 2시즌을 손흥민과 함께할 수 없다.

이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이 재계약을 강행한 것은 손흥민의 팀 내 입지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더욱이 손흥민은 아직 최전성기를 맞지 않았다는 점에서 가치가 더 크다. 향후 2, 3년 사이 충분히 월드 클래스로 성장할 수 있다.

토트넘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손흥민의 아시안게임 출전을 최대한 배려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로 가기 전 오는 8월 11일 열리는 뉴캐슬과의 개막전 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대표팀 합류 시점을 EPL 개막전 이후로 정한 것이다. 이 경우 손흥민은 8월 14일 열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부터 뛸 수 있다.

손흥민이 EPL 개막전에 뛰게 되면서 기성용(29·뉴캐슬)과 한국인 선수 맞대결 가능성도 커졌다. 토트넘과 뉴캐슬은 8월 11일 뉴캐슬의 홈구장인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EPL 1라운드를 치른다. 손흥민의 선발 출장이 유력해 부상에서 회복 중인 기성용의 컨디션에 따라 맞대결 성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