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

- 일본 이키 대회 첫 4관왕 등극
- 중국 쑨양은 2연속 대회 3관왕
- 한국, 박태환 이후 스타급 멸종
- 기대주 안세현은 동메달로 마감

- 개인혼영 400ｍ 은메달 획득한
- 김서영 오늘 혼영 200ｍ 금 도전

“앞으로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한국의 김서영이 지난 21일 여자 개인혼영 400ｍ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세리머니하는 모습. 연합뉴스

수영 여자 접영의 간판 안세현(23·SK텔레콤)은 지난 22일 뜻밖의 성적에 당황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접영 200ｍ 결승에서 4위(2분08초83)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2017 세계선수권에서 우리나라 역대 최고(4위) 성적을 낸 안세현이 부진하자 금메달을 기대했던 국내 수영계도 충격을 받았다.

한국 수영이 아시안게임(AG) 2회 연속 노골드의 위기에 몰렸다. 내리막길은 어쩌면 예고된 일이었다. 하계AG 역대 최다 금메달(6개) 보유자인 박태환(29·인천시청)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는 2006 도하AG 3관왕(자유형 200ｍ·400ｍ·1500ｍ)과 2010 광저우AG 3관왕(자유형 100ｍ·200ｍ·400ｍ)을 달성하며 한국 수영을 혼자 이끌다시피 했다. 박태환이 빠진 빈자리를 메울 대체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현재 아시아 수영의 주류는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22일까지 획득한 금메달 20개 중 무려 14개를 수영에서 수확했다. 고교생인 이키 리카코(18)는 벌써 4관왕(여자 접영 100m·계영 4X100m·접영 50m·자유형 100m)에 올라 최우수선수(MVP)를 노린다.

이키는 일본이 2020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키운 스타다. 2015 주니어세계선수권 접영 50m와 100m를 석권해 일찌감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았다. 만 16세였던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최다인 7개 종목에 출전해 경험을 쌓았다. 2014 인천AG 남자 수영 4관왕(자유형 200ｍ·개인혼영 200ｍ·개인혼영 400ｍ·계영 4X200)에 오른 하기노 고스케(24)도 자카르타에서 이미 4개의 메달(금 1·은 2·동 1)을 수확했다.

	중국의 쑨양이 지난 19일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ｍ에서 우승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태환의 라이벌로 유명한 중국의 쑨양(27)도 건재하다. 자유형 400ｍ 금메달에 이어 200ｍ와 800ｍ에서도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미 AG 2연속 3관왕을 확정한 그는 24일 자유형 1500ｍ에 출전해 4관왕에 도전한다.

싱가포르의 조셉 스쿨링(23)도 세계와 아시아를 제패했다. 그는 남자 접영 100ｍ 금메달로 AG 2연패를 달성하며 싱가포르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스쿨링은 2016 리우올림픽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를 꺾고 남자 접영 100ｍ 1위에 올라 세계를 놀라게 한 선수다. 당시 펠프스가 유일하게 맛본 패배였다. 스쿨링은 싱가포르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남자 접영 100ｍ의 첫 아시아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AG 2연속 ‘노골드’의 위기에 몰린 한국 수영은 김서영(24·경북도청)에게 희망을 건다. 김서영은 지난 21일 개인혼영 400ｍ에서 우리나라 수영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은메달을 수확했다. 24일에는 주 종목인 개인혼영 200ｍ에 출전해 36년 전인 1982 뉴델리AG 금메달리스트 최윤희의 계보를 잇는다는 각오다.

전망은 밝다.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찍은 2분08초61은 올해 세계 2위 기록이다. 김서영은 지난해 7월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도 한국기록(2분09초86)을 새로 썼다.

앞서 400ｍ에서 ‘라이벌’ 일본의 오하시 유이(23)와 맞붙어 선전한 점도 호재다. 오하시는 400ｍ에서 4분30초82로 시즌 랭킹 1위 기록 보유자다. 200ｍ 시즌 최고 기록(2분08초92)은 김서영에 약간 뒤진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


# 육상

- 2010년 지영준 이후 금맥 고갈
- 지난 대회 굴욕 되풀이 가능성
- 남자 마라톤 일본 선수 간 경쟁
- 남자 100ｍ 중국 쑤빙톈 강세

- 내일 첫 출전 ‘국내 최강’ 김국영
- 여자 마라톤 김도연에 메달 기대

모든 스포츠의 기본인 육상이 25일부터 총성을 울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육상 종목 금메달은 48개다. 우리나라는 4년 전 인천 AG에서 노골드(은 4·동 6개)의 수모를 당했다. 올해도 태극전사 가운데 우승 후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랭킹 1위가 수두룩한 중국·일본과의 격차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우려한다.

육상 AG의 마지막 금메달리스트는 2010 광저우AG의 지영준이다. 기초가 부실하다는 뜻이다.

남자 마라톤이 자카르타-팔렘방AG 육상의 서막을 연다. 교통사정 때문에 25일 오전 8시 레이스가 시작된다. 남자 마라톤의 강자는 일본이다. 2시간06분54초의 기록을 보유한 이노우에 히로토와 올해 2시간09분34초를 뛴 소노다 하야토가 금·은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김재훈(2시간13분24초)과 신광식(2시간14분05초)이 출전해 이변을 노린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종목은 남자 100ｍ다. ‘아시아의 볼트’ 쑤빙톈(중국)이 강력한 우승 후보다. 쑤빙톈은 올해 두 차례나 아시아 타이기록인 9초91을 뛰었다. 아시아 랭킹 공동 2위인 세전예(중국·9초97)와 바라캇 무바라크 알하르티(오만)가 쑤빙톈을 견제한다.

	한국의 김국영이 지난해 10월 전국체전 남자일반부 200ｍ 경기에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기록(10초07) 보유자 김국영(광주광역시청)도 아시아 최정상급 스프린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자 100ｍ는 25일 예선에 이어 26일에 메달 색깔이 가려진다.

2017 런던세계선수권대회 여자 투포환 우승자 궁리자오(중국)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2위에 오른 일본 남자 400m 계주팀도 사실상 금메달을 예약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48개의 메달 중 50% 이상을 중국과 일본이 양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육상에서 금메달 1개 이상을 기대한다. 2010 광저우AG 4개에 비하면 초라한 목표다. 2018년 여자 100ｍ 허들 아시아 랭킹 2위 정혜림(광주광역시청)은 가장 금메달에 접근한 선수다. 시즌 개인 최고 기록 13초11을 세운 정혜림은 우수이자오(중국·13초08)와 1위를 놓고 다툴 전망이다.

정혜림은 2010 광저우AG 때는 예선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인천에서는 결선에서 두 차례나 허들에 걸리는 실수를 해 4위에 그쳤다. 올해 정혜림의 목표는 한국기록인 이연경(은퇴)의 13초00을 깨고 12초대로 진입하는 것이다.

여자 마라톤 아시아 랭킹 6위이자 한국기록(2시간25분41초) 보유자 김도연도 우승 후보다. 원래 5000m와 1만 m를 뛰던 김도연은 2년 전 마라톤을 시작해 지난 3월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1년 묵은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김도연의 경쟁자는 2시간22분대를 기록한 일본의 마츠다 미유키와 ▷2시간24분대의 데시 모코닌(바레인) ▷2시간27분대의 북한의 김혜성·김혜경 쌍둥이 자매다. 김도연이 자신의 최고기록만큼만 뛰어준다면 금메달도 가능하다.

우리나라 여자 마라톤의 마지막 AG 메달리스트는 18년 전인 1990 베이징AG 이미옥(동메달)이다. 김도연은 “인천AG에서는 5000m에 출전해 다른 나라 선수들한테 한 바퀴를 따라 잡히는 굴욕을 당했다. 마라톤은 메달을 목표로 뛸 수 있어 너무 좋다”고 말했다. 김도연은 26일 오전 8시 레이스를 시작한다. 정혜림은 이날 밤 10시10분 허들 결선에 나선다. 이수환 기자 leeso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