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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의 진화·오빠부대 등장…“축구가 재밌어졌다”

4만여 만원관중 운집한 칠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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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병욱 기자
  •  |  입력 : 2018-09-12 19:25:0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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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 위 팀 상대로 높은 점유율
- 후방 빌드업·빠른 축구 선보여
- 개인전술 자신감 회복도 성과
- 팬들도 비난 대신 칭찬·격려

“기분 좋습니다. 정말 기분 좋습니다.”

지난 11일 우리나라와 칠레의 A매치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인 23세 이하 대표팀 김학범 감독은 관중석에서 연신 “기분 좋다”고 했다. 4만 관중이 휴대전화 불빛을 반짝이며 ‘대~한민국’을 외칠 때 김 감독 역시 박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축구의 봄이 왔다.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를 계기로 조금씩 살아난 열기가 아시안게임과 두 차례 A매치를 거치며 절정에 도달했다.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의 철학인 후방 빌드업과 빠른 공수 전환은 축구의 ‘맛’에 깊이를 더했다.

■‘손흥민 개인기’는 변화의 상징

   
지난 11일 칠레전에 출전한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영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전사들이 자신감을 되찾은 건 가장 큰 성과다. 손흥민(26·토트넘)은 칠레전 후반 2분 세계적인 미드필더인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과 디에고 발데스(모나르카스)를 제치고 남태희(알두하일)에게 패스하는 개인기를 선보여 만원 관중에 화답했다.

12일 영국으로 출국한 손흥민은 “난 프로선수다. 혹사는 핑계다”면서 “축구팬이 많이 오셨는데 ‘설렁설렁’ 할 수 없었다. 못할 수는 있지만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이 강조하는 후방 빌드업에 관해선 “새로운 스타일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선수가 많다. 훈련만 철저히 한다면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우(베로나)와 함께 세대교체의 주역인 황희찬(함부르크)은 “값진 경험이었다. 나 자신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못 보던 점유율과 후방 빌드업

그동안 한국은 강한 상대를 만나면 역습에 치중했다. ‘재미없다’는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벤투 감독은 상대가 누구든 높은 점유율을 강조한다. 레이날도 루에다 칠레 감독도 벤투 감독의 전술에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러시아월드컵 때 한국은 직선적인 플레이를 한 반면 벤투 체제에서는 후방 빌드업을 중시한다”고 평가했다. 벤투 감독은 “90분 동안 지배하는 경기를 하려 했다. 전반적으로 괜찮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두 차례 A매치에서 우리가 가진 철학과 플레이 스타일을 실험했다”며 “앞으로도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빠르게 공격하는 전술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낯선 장면 ‘기립박수’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A매치가 2회 연속 매진된 건 12년 만의 일이다. 칠레전에서 암표상이 출몰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빈자리가 많았던 지난 6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더 반가운 건 10대 소녀팬의 등장이다. 이승우의 얼굴이 전광판에 비칠 때마다 ‘오빠’ 소리가 울려 퍼졌다. 관중들은 칠레전 직후 태극전사들이 인사를 하자 기립박수를 보냈다.

SNS에도 “비난은 그만” “칭찬하자”는 내용의 글이 많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은 “팬들의 열광을 들으니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이승우도 “팬들이 돌아왔다”고 반겼다.

한편 손흥민은 오는 15일 리버풀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황희찬·이승우와 기성용(뉴캐슬)·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홀슈타인 킬)도 소속팀의 주말 경기를 준비한다.

이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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