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시즌 끝나면 FA자격 획득
- PS 결과따라 천정부지 오를수도

‘FA로이드 효과’. 자유계약선수(FA)와 스테로이드의 합성어다. FA 계약을 앞둔 프로야구 선수가 예년보다 뛰어난 기량을 뽐낸다는 의미로 쓰인다. 류현진(LA 다저스)도 포스트시즌 1선발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FA 대박’을 노릴 수 있게 됐다.

LA 다저스 류현진이 5일 애틀랜타전에서 자신이 친 공을 바라보는 모습. EPA 연합뉴스

류현진과 다저스가 2013년 맺은 6년 계약은 올해 끝난다. 정규시즌 성적만 따지면 류현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약 3개월의 공백기를 가진 탓에 규정 이닝(162이닝)의 절반 정도인 82와1/3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평균자책점은 1점대(1.97)를 기록했다. 정규시즌 막판 3연승을 한 것도 호재다. 애틀랜타와의 포스트시즌 1차전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빅게임 피처’의 입지를 다시 한번 다진 것도 몸값을 올리는 동력이다.

류현진은 FA 계약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인 ‘내구성’에 대한 불안감도 지웠다. 그는 어깨 수술과 팔꿈치 부상으로 2015년을 통째로 날렸다. 2016년에는 단 1경기에만 등판했다. 보통의 투수라면 재기가 힘든 상황인데도 그는 지난해 복귀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올해는 더 발전된 투구로 믿음을 키웠다.

류현진의 에이전트가 ‘공공의 적’으로 불리는 스콧 보라스라는 점도 FA 계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라스는 2001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다저스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시키면서 5년 7100만 달러(옵션 포함)의 대형 계약을 성사시켰다. 보라스는 2013년 추신수(텍사스)에게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대박을 안기기도 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측은 최근 한 매체를 통해 ‘류현진의 몸값은 최소 6000만 달러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내년 만 32세가 되는 류현진의 나이를 고려하면 4년에 연평균 1500만 달러 수준의 계약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류현진이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호투할 경우 금액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디비전 시리즈 1차전과 같은 호투를 챔피언십시리즈나 월드시리즈에서도 보여준다면 ‘보라스 매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