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호·황인범 A매치 데뷔골
- 수비 불안에 연속골 내주며 비겨
- 손흥민은 벤투호서 계속 골 침묵
- 최근 4경기 무패 행진은 이어가

- 일본은 우루과이에 A매치 첫 승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에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다양한 득점 루트이다. 손흥민(토트넘) 이외에도 여러 선수들이 골을 터뜨렸다. 16일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도 ‘낯선’ 선수들이 골을 넣었다. 아쉬운 점은 최근 4차례 A매치에서 가장 많은 실점을 한 것이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황인범(왼쪽)이 16일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선제골을 넣은 박주호와 어깨동무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극전사들은 이날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70위 파나마전에서 2-2로 비겼다. 최근 4차례 평가전에서 무패(2승 2무) 행진도 이어갔다.

벤투 감독은 이날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 대신 석현준(랭스)을 원톱에 배치했다. 좌우 날개는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함부르크)이 맡았다. 남태희(알두하일)와 기성용(뉴캐슬) 황인범(대전)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은 박주호(울산) 김영권(광저우) 김민재(전북) 이용(전북)이 출격했다. 골문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선방쇼를 펼친 조현우(대구)가 지켰다. 지난 12일 우루과이전과 비교하면 선발 5명이 바뀌었다.

	파울루 벤투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16일 파나마전에서 작전 지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 지난 우루과이전처럼 좌우 풀백을 활용한 측면 돌파를 주요 공격 루트로 삼았다. 선제골은 전반 4분 만에 터졌다. 오른쪽을 돌파하던 황희찬이 수비수를 따돌린 뒤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배달했다. 문전으로 쇄도하던 박주호가 왼발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2010년 1월 18일 핀란드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박주호가 38번째 A매치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것이다.

한국의 두 번째 골 주인공도 ‘의외의’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32분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 마크를 뚫고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자 황인범이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어젖혔다. 이날 생애 처음으로 A매치에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A매치 데뷔골까지 터뜨리는 감격을 누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손흥민과 황희찬은 불운에 땅을 쳤다. 황희찬은 전반 20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슛을 날렸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손흥민은 후반 13분 상대 아크 정면에서 프리킥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두 선수 모두 벤투호 출범 이후 득점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 마지막 A매치를 치른 손흥민은 아쉬움이 컸다.

수비에서는 불안감을 노출했다. 전반 44분 파나마의 아르만도 쿠퍼가 우리 페널티 지역에서 올린 프리킥을 아브디엘 아로요가 솟구쳐 올라 헤딩골로 연결했다. 후반 3분에는 어이없는 실수로 추가골을 내줬다. 남태희가 골키퍼 조현우 쪽으로 백패스를 하자 논란도 블랙번이 그대로 가로채 만회골을 터뜨렸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처음으로 ‘멀티 실점’을 한 순간이었다. 한국은 2골을 내준 뒤에도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한편 이날 일본은 2골을 터뜨린 미나미노(잘츠부르크)의 활약을 앞세워 강호 우루과이를 4-3으로 꺾었다. 일본의 우루과이 상대 A매치 첫승이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12일 우루과이를 8경기(1무 6패)만에 2-1로 누른 적이 있다.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취임 이후 3연승을 달렸다. 또 일본인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권 이내 강팀을 잡았다.FIFA 랭킹 5위의 우루과이는 한국에 패한 데 이어 일본에게도 4골이나 허용하며 무너져 체면을 구겼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