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등부 라이트웰터급 출전
- 부산 선수 중 유일 결승 진출
- 박빙승부 끝 아쉬운 은메달

- “2020 올림픽서 금메달 딴다면
- 쇠락한 복싱 인기도 올라가겠죠”

우리나라 아마추어 복싱은 침체기다. 2016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는 고작 한 명뿐이었다. 다른 선수들이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2012 런던올림픽에도 2명만 나섰다.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쇠락해가는 복싱계를 살리겠다고 도전장을 던진 청년이 있다. 부산체육고등학교 3학년 최인성(18)이다.

	부산체고의 최인성(왼쪽)이 16일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남자 고등부 라이트 웰터급 결승전에서 펀치를 날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최인성은 17일 전북대 익산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제99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남자 고등부 라이트웰터급(60-63.5㎏) 결승에서 한상윤(충북체고 3)에게 1-4로 패했다. 심판 5명의 점수는 모두 1점 차였을 정도로 박빙이었다. 최인성에게 우세를 준 심판도 29-28로 채점했다.

최인성은 1라운드부터 강력하게 공격했다. 오른손 펀치를 앞세워 상대를 파고들었다. 상대를 로프까지 몰아갔다. 상대도 만만찮았다. 1라운드 중반 상대의 왼손 잽에 안면을 허용한 최인성은 한 차례 다운됐다.

2라운드에서 최인성은 상대 몸통을 노리며 착실히 점수를 만회했다. 한상윤은 클린치(껴안기)로 위기를 벗어났다. 3라운드에서는 서로 팔이 걸려 둘 다 링 위에 나동그라질 정도로 혈전을 펼쳤다. 최인성은 “물러나면 카운터 펀치를 허용할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펀치를 냈다. 이겼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최인성은 복싱 부산 대표 중 유일하게 결승에 올랐다.

그의 롤모델은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신종훈(29·인천시청)이다. 신종훈은 이날 개인 통산 10번째 전국체육대회 금메달을 수확한 라이트플라이급(49㎏) 남자 일반부의 최강자다. 최인성은 “신종훈 선배의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몸관리를 잘해 오래 현역 생활을 하는 것도 배울 점”이라고 했다.

최인성은 개성중 1학년 때 복싱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처음에는 많이 반대하셨어요. 소심했던 성격이 자신감 넘치게 바뀌는 걸 느끼면서 전문선수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현재 국가대표 상비군인 최인성의 목표는 국가대표와 올림픽이다. “2020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착실히 준비할 겁니다. 제가 금메달을 따면 복싱 인기도 올라갈 겁니다. 부산 출신인 장정구 선배처럼 세계를 제패하고 싶어요.”

최인성은 내년에 상지대에 진학한다. 3년간 가르친 김형수 코치는 “군말 없이 힘든 훈련을 따라와준 (최)인성이가 고맙다. 워낙 성실해 성인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편 부산체고 탁구 남자팀은 이날 군산대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대전 동산고에 3-4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익산=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