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서 사령탑 맡아 격돌

“나는 너를 누구보다 잘 안다.”

2018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에서 격돌하는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과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은 공통점이 많다. 둘은 2002년부터 2004년 7월까지 다저스에서 함께 뛰었다. 로버츠와 코라는 또 각각 2004년과 2007년 ‘밤비노의 저주’에 시달리던 보스턴을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린 주역이다.

	데이브 로버츠(왼쪽), 알렉스 코라

199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코라는 2004년까지 7년간 다저스에서 뛰었다. 박찬호(은퇴)와는 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2007년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를 때는 두 경기에 출전했다. 그의 주요 보직은 대수비(유격수)였다. 메이저리그 14년간 6개 팀을 거치며 타율 0.243에 35홈런의 성적을 남겼다.

코라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벤치코치를 거쳐 지난해 10월 보스턴 지휘봉을 잡았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와 달리 코라 감독은 올해 보스턴을 메이저리그 최다승(108승 54패)으로 이끌어 ‘초짜’가 아니라 ‘타짜’라는 평가를 받았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그는 남미 출신 선수들과의 소통에 유리하다.

로버츠 감독은 2004년 7월 다저스에서 보스턴으로 이적했다. 이때 ‘더 스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해 보스턴은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했다. 4차전에서도 3-4로 뒤진 상태였다. 마지막 9회 공격에서 로버츠는 대주자로 투입됐다. 양키스 투수는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였다. 몇 차례 리베라의 견제구를 견딘 로버츠는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극적인 동점 적시타가 터졌다. 연장전에서 보스턴은 승리했다. 기세를 몰아 보스턴은 내리 4연승을 달렸다. 기적의 ‘리버스 스윕’이었다. 기세가 오른 보스턴은 WS에서 세인트루이스를 4승 무패로 꺾고 86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섰다. 로버츠 감독의 선수 시절 성적은 통산 타율 0.266에 도루 243개로 코라 감독처럼 ‘평범’했다.

미국 언론은 코라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팀워크를 보스턴의 강점으로 꼽는다. 다저스는 선수 개인별 재능은 보스턴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WS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벤치코치였던 코라가 우승의 기쁨을 맛봤고 다저스 감독이던 로버츠가 준우승으로 고개를 숙였다. 로버츠와 코라 모두 감독으로 첫 WS 우승을 일군다는 각오다.

MLB닷컴은 포지션별 비교를 통해 다저스가 최종 7차전에서 보스턴을 따돌리고 30년 만에 WS 정상을 탈환할 것으로 점쳤다. 반면 베팅사인 웨스트게이트 라스베이거스 슈퍼북은 보스턴의 우승 배당이 -135(135달러를 걸면 100달러를 받음)로 다저스의 +115(100달러를 걸면 115달러를 받음)보다 낮게 설정했다. 보스턴의 우승 확률이 더 높다는 의미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