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부산 kt가 시즌 초반 3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승 3패, 리그 2위의 성적도 준수하지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뒷심 부족’이란 수식어를 지워나가고 있어 시즌 전망을 밝게 한다. 끈끈해진 경기력의 배경에는 단단한 정신 무장과 헌신적인 플레이가 있다는 평가다.

kt는 지난달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전에서 91-81로 승리했다. 지난 시즌 6전 전패를 당했던 ‘천적’ 오리온과의 첫 대결부터 통쾌한 설욕에 성공했다.

kt는 이날 경기 내내 강도 높은 전방 압박으로 상대 실책을 유도했다. 특히 2쿼터에 나온 단신 가드 김명진의 연속 스틸이 백미였다. 상대가 혼란스러워하는 틈을 타 김명진이 전광석화 같은 연속 가로채기에 성공했고, 공을 넘겨받은 센터 김현민은 시원한 슬램덩크를 꽂아 넣었다. 전반전 근소한 차이로 뒤지던 kt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김명진은 한발 앞서 뛰며 스틸 3개와 2개 블록으로 가드 박지훈과 함께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서동철 kt 감독은 “팀의 활력소 김명진이 허슬 플레이를 선보이며 처지던 팀 분위기를 살렸다. 박지훈도 제 역할을 잘 해줬다”고 평가했다.

kt는 3쿼터에도 상대 실수를 유발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오리온이 3쿼터에만 5개의 턴오버를 남발하는 사이 kt는 단 하나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승부의 결정타가 된 순간이었다.

골 밑 경쟁에서 필사적으로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는 것도 kt 상승세의 주요인이다. 특히 이날 경기에선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전 선수가 집중적으로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포워드 양홍석, 랜드리, 김영환이 팀 전체 리바운드 33개 중 23개를 따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도 “후반전 리바운드를 많이 뺏긴 게 뼈아팠다. kt의 의지가 굉장히 좋았다”고 인정할 정도다.

다만 kt는 3점슛 1위 팀(84개)답지 않게 이날 경기에선 28번 슛 시도에 5개 성공에 그쳤다. 성공률도 상대 팀의 절반 수준이었다. 서 감독은 “속공 상황에도 3점슛을 남발해 확률 높은 공격을 이어나지 못했다. 3점슛이 주 무기인 팀의 단점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2일 홈에서 열릴 원주 DB와의 대결의 초점은 끈적한 수비력을 이어가며 외곽 공격 능력을 회복하는 데 달렸다. 특히 가드 김명진, 박지훈이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부상으로 공백 중인 허훈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서 감독은 “허훈의 빈자리를 두 가드가 잘 메워주고 있다. 상황에 따라 적절히 기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