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좀비’가 무릎 꿇었다. 5라운드 경기 종료 1초를 남긴, 4분59초에 턱에 꽂힌 엘보 공격 때문이었다.

정찬성과 야이르 로드리게스가 맞붙은 경기는 11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39’ 페더급 메인 이벤트였다.

이날 경기에서 정찬성은 유려한 경기 운영을 보였다. 비록 경기가 진행될 수록 스텝이 따라가지 못하는 체력적 한계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운영이었다. 유효타로만 보면 4라운드까지 주고받은 유효타는 112-72, 정찬성의 압도적인 리드였다.

그런 가운데 5라운드 종료 1초를 남긴 4분59초. 정찬성은 펀치 콤비네이션을 쏟아내며 로드리게스를 향해 돌진했다. 그때 로드리게스는 상체를 숟이며 오른쪽 팔꿈치를 들어올려 정찬성의 안면에 꽂아넣었다.

‘기적적’이라고 이름 붙여도 이상할 것 없는 공격이었다. 정찬성은 ‘좀비’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그 자리에 쓰러졌다. 경기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리버스엘보’라고 이름 붙여야 할까. 격투기 경기에서 사실상 나온 적 없는 시도이자 공격이었으나, 적중했다. 

정찬성은 당초 십자인대 수술 후 복귀전인 이날 경기를 발판 삼아 향후 파이터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가 이날 경기에서 패했다는 이유로 은퇴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추측도 잇따르고 있지만, 뼈아픈 패배를 딛고 다시 한번 새로운 ‘코리안좀비’로 거듭날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는 격투기 팬들도 적지 않다.

비록 안타까운 패배를 기록했지만 수술대가 아닌 옥타곤 위에서 멋진 경기를 펼친 정찬성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