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출신 이재곤 등 25명 모여
- 겨우내 기량 업그레이드 다짐

‘야구 미생’들의 진짜 도전이 시작됐다. 기회의 땅 호주에서 펼쳐질 3개월간의 대장정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프로야구리그(ABL) 질롱 코리아가 15일 시드니 블루삭스와의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호주 야구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 5월 창단한 질롱 코리아는 올 시즌 제7구단으로 호주 리그에 합류했다.

팀 이름에 ‘코리아’가 들어가 있듯 박충식 단장과 구대성 감독을 중심으로 한 30여 명 선수단 모두가 한국인으로 구성돼 있다. 연고지는 빅토리아주 질롱(Geelong)이다.

질롱 코리아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야구계에서 실패한 선수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해 창단했다. 지난 9월 창단 멤버를 가리기 위한 사흘간의 트라이아웃을 시작으로 합숙훈련을 거쳐 옥석을 가려왔다. 참가자 200여 명 중 25명의 선수가 질롱 코리아 유니폼을 입었다.

전 LG 트윈스 투수 장진용과 한화 출신 투수 김병근, 롯데 자이언츠·KT 위즈에서 뛰었던 사이드암 우완 이재곤이 대표 선수다. 여기에 올 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풍운아’ 김진우까지 합류했다. 13년 간 프로생활을 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김진우는 투수진에 중량감을 더했다.

국대건(세광고) 권휘(덕수고) 노학준(물금고) 등 프로구단의 부름을 받지 못한 아마추어 선수들에 더해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 마이너리그 팀에서 뛰고 있는 외야수 권광민도 비시즌 동안 기량을 업그레이드한다.

감독은 ‘대성불패’ 구대성이다. 현역선수로 5년간 ABL에서 활약한 구 감독은 호주 야구를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로 꼽힌다. 그는 2016년 호주 청소년 대표팀 감독을 맡기도 했다.

ABL은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메이저리그·일본프로야구리그 유망주들의 집합소로 불린다. 도미니카, 베네수엘라 윈터리그 같은 팜(farm) 리그로 운영비도 MLB가 4분의 3을 지원한다.

겨우내 실력을 보완하려는 MLB 유망주들이 호주를 많이 찾는 까닭에 수준은 국내프로리그의 1.5군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마이너리거였던 2012-2013시즌에 몸을 담은 적이 있다. 일본에서도 관심이 많아 세이부 라이온스는 지난 시즌 멜버른 에이시스에 유망주들을 보내 경험을 쌓게 하기도 했다.

질롱 코리아는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시드니 블루삭스와 개막 4연전을 치른다. 꿈을 향한 ‘야구 미생’들의 여정이 닻을 올렸다. 박장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