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랜차이즈 선수 마무리 의지
- 경험 많은 좌완 활용도 높지만
- 구단은 재계약에 소극적 반응

롯데 자이언츠의 좌완 투수 이명우가 FA(자유계약선수) 신청을 포기했다. 20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내년 시즌 FA 자격 선수로 공시된 22명 중 FA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신청한 선수 15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7명의 미신청 선수 중에는 롯데 이명우도 포함됐다.

	롯데 자이언츠 이명우. 국제신문 DB

이명우가 FA를 포기하고 ‘롯데 잔류’를 선언한 데는 내년 시즌에 30대 후반이 된다는 현실적인 요인과 17년간 활약해 온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중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롯데는 이명우와의 재계약을 고심하는 듯한 인상이다.

롯데에서 이대호나 손아섭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에 가려져 있지만 이명우는 2002년 부산공고를 졸업하고 17년간 거인 유니폼만 입은 ‘롯데맨’이다.

이명우는 프로 17년간 통산 570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4.93에 12승 26패 68홀드를 기록했다. 특히 ‘커리어 하이’를 찍은 2012, 2013년에는 74경기씩 등판해 각각 2승 1패 평균자책점 2.56 10홀드, 2승 4패 평균자책점 3.07 20홀드를 거두며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었다. 2013년에는 리그 전체 홀드 4위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부상했다. 최근에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좌타만을 상대하는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다.

1982년생인 이명우는 내년 시즌 38세가 된다. 전성기가 지난 노장 투수는 FA 시장에서 협상 테이블의 유리한 자리에 앉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로 올 시즌 내내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도 FA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리빌딩 전문가 양상문 감독이 젊은 좌완 투수의 육성에 방점을 찍고, 차재용(23) 한승혁(23) 정태승(31) 등을 눈여겨보고 있는 상황에서 입지도 좁아졌다.

하지만 베테랑 좌완인 이명우의 활용 가치는 아직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로야구에서 500경기를 이상 뛴 좌완 불펜은 젊은 투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과서이기 때문이다.

롯데는 아직 이명우와의 재계약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FA를 신청한 투수 노경은과의 계약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롯데 관계자는 20일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이명우가 FA 권리를 포기했으니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 선수 구성 등 면면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경은은 롯데의 유일한 FA로 시장에 나왔다. 그는 에이전트를 통해 곧 날짜를 정하고 롯데와 세부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 2012년 이후 이명우 성적 연도 출전 경기 수 승패 및 평균자책점 2018 59  1패 2홀드 ·5.32 2017 34  2승 4홀드 · 5.74 2016 45  2승 3패 6홀드 · 9.27 2015 59  2승 1패 6홀드 · 5.64 2014 64  6패 11홀드 · 7.02 2013 74  2승 4패 20홀드 · 3.07 2012 74  2승 1패 10홀드 ·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