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개 구단, 새 외인 7명과 계약
- 롯데는 ‘정속 주행’ 신중 모드
- 구단 “타 팀 영입속도 빠른 것”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려는 각 구단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정속 주행’을 택하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부터 적용된 ‘용병 100만 달러 상한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9월 KBO는 각 구단이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때 연봉(옵션 포함) 계약금 이적료를 합쳐 100만 달러를 넘겨선 안 된다고 결정했다.

22일 현재 내년 시즌 계약서에 사인한 새 외국인 선수는 모두 7명이다.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kt 위즈 등 5개 구단이 초반 영입전에서 성과를 냈다. 한화는 기존 2명의 투수를 보내고 우완 워윅 서폴드(28·호주) 좌완 채드 벨(29·미국)을 각각 100만 달러, 60만 달러에 데려왔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SK는 우완투수 브록 다익손(24·캐나다)을, KIA는 투수 제이컵 터너(27·미국) 외야수 제러미 헤즐베이커(31·미국)와 빠르게 계약했다.

LG는 네 시즌 동안 활약한 투수 헨리 소사와 작별하고 새 외국인 선수 케이시 켈리(29)를 영입하는 한편 기존 투수 타일러 윌슨(29·이상 미국)과 재계약해 용병 마운드 구성을 완료했다. kt도 우완 라울 알칸타라(26·도미니카)와 65만 달러에 사인했다. 특히 한화는 기존 외야수 제라드 호잉과 140만 달러에 재계약까지 하며 10개 구단 최초로 용병 라인업 구성을 마쳤다. 차명석 단장이 곧 외인 라인업을 완료하겠다고 공헌한 LG도 일찍이 스토브리그에서 철수할 전망이다.

100만 달러 상한제 시행으로 용병 영입 움직임이 주춤할 거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각 구단은 속도전을 전개했다. 일반적으로 11월에는 기존 용병에 대한 보류권(다음 시즌에도 선수와 독점적으로 계약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지 결정하고, 이듬해 초까지 계약이 이뤄져 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 같은 속도전의 주된 요인은 100만 달러 상한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용병 몸값에 제한이 걸리다 보니 연봉에 대한 줄다리기나 타 구단과의 접촉 등 지루한 협상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선수와 이해관계만 맞으면 바로 사인하는 게 흐름이 된 것이다. 특히 용병과 일찍 계약할수록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도 좋아져 적응에 속도가 붙는다. 또 낮은 몸값으로 인해 영입 선수 풀에 제한이 있는 만큼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특출난 용병을 선택할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외인 농사를 실패한 롯데는 아직 면면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물밑에서 활발한 영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내야수 앤디 번즈를 보내고, 4년간 뛴 좌완투수 브룩스 레일리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붙잡겠다는 방침이다.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트 코치가 선수 면면을 살펴 평가한 리포트를 구단에 보내면 감독과 프런트가 수시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 모두에서 믿을 만한 내야수와 시즌 내내 롱런 할 수 있는 투수 자원을 데려오는 게 주요 포인트다.

롯데 관계자는 “올해 유독 다른 팀들의 외인 영입 페이스가 빠른 편이다”며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정속주행 행보 속에 거인군단에 어떤 새 얼굴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