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철표’ 허슬플레이도 빛나
- 지는 팀서 이기는 팀 환골탈태
- 전문가들 “서 감독 ‘소통 리더십’
- 탄탄한 조직력·정신무장 이끌어”
“이기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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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 대 서울 삼성 경기에서 서동철 kt 감독이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
지난 23일 4연승 경기를 마친 kt 서동철 감독의 표정은 담담했다. “섣부른 얘기인 줄 모르겠지만…”이라고 운을 뗀 그는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준비했던 전술이 잘 통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선수 개개인에 대한 칭찬을 빼놓지 않았다. 연승가도를 달리는 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부산 kt가 올 시즌 프로농구(KBL)판에 강력한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25일 현재 12승 6패를 기록한 kt는 지난 시즌 최종 승수인 10승을 일찌감치 돌파했다. 특급 용병 데이빗 로건(36)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최근 3경기를 모두 잡으며 단독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kt는 악몽 같은 시즌을 보냈다. 10승 44패로 개막 직후부터 리그가 끝날 때까지 부동의 꼴찌였다. 9위 창원 LG와는 7경기나 차이가 났고, 12연패라는 오명도 뒤집어썼다. 부산 팬들의 관심이 식지 않으면 되레 이상한 결과였다.
시즌을 마친 kt는 서동철 감독을 데려오며 반전을 준비했다. 첫 KBL 지휘봉을 잡은 서 감독은 패배에 젖은 팀 체질을 개선해 나갔다. 정확한 3점슛 중심의 외곽 농구와 ‘서동철표’ 허슬플레이를 장착한 kt는 이기는 팀으로 환골탈태했다.
kt는 25일 오전 기준 경기당 11.1개의 3점슛을 꽂아 넣고 있다. 37.4%의 성공률도 압도적이다. 로건이 3.9개로 1위, 마커스 랜드리가 2.3개로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주엽(창원 LG)·유재학(울산 현대모비스) 등 대다수 감독이 kt의 ‘양궁 농구’를 경계 대상 1순위로 꼽는 이유다.
여기에 선수단 전체의 헌신적 플레이도 한몫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토종, 외국인 선수 모두가 수비·리바운드 싸움에 뛰어든다. 서 감독도 “선수들이 공격리바운드와 수비 등 궂은일을 120% 해준다”며 만족할 정도다. kt의 허슬플레이는 부상 공백이 생길 때 더욱 돋보인다. 포인트가드 허훈이 빠진 한 달간 베테랑 로건이 분전했고, 햄스트링에 무리가 온 로건이 벤치에 나앉자 랜드리가 “내가 보여주겠다”고 나서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kt 상승세의 이유를 감독의 리더십에서 찾는다. 여자 농구판에서 오랜 기간 코칭 경력을 쌓아온 서 감독의 섬세한 지도력이 빛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박종윤 부산시농구협회 부회장(전 KNN 해설위원)은 “서 감독의 세심한 지도가 탄탄한 조직력과 강력한 정신무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실제 그는 선수들이 실수를 해도 질타보다 다독이거나 북돋아 주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포워드 양홍석은 “격의 없이 소통하는 감독의 리더십이 경기력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다가올 3라운드에서도 기존 전술을 유지할 계획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허훈의 가세와 국내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따낸 것도 상위권 싸움 전망을 밝힌다. 서 감독은 “선수들이 확실히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며 “우리 팀의 색깔인 3점슛 농구를 펼치면서 상대의 허점을 역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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