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등 뒤 2년연속 도전 모두 좌절
- 최윤겸 감독 “구단과 팬에 죄송”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가 K리그1(1부 리그) 승격 문턱에서 결국 주저앉았다.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1부 리그 승격이 좌절된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KEB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6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 1-3으로 패한 부산은 1·2차전 합계 1무 1패(서울 4-2 부산)로 2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3골 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1부 승격이 가능했던 부산은 경기 초반부터 허리 라인을 끌어올리며 총공세를 펼쳤다. 전반 초반 선취득점으로 다득점의 물꼬를 틀 경우 플레이오프 전체 판도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면 2골 차 패배를 해도 1부 잔류가 확정되는 서울은 수세적으로 나왔다. 전반 내내 유효슈팅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

부산은 전반 내내 볼 점유율을 높이며 서울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골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기다리던 선취골은 전반 32분 나왔다. 호물로가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올린 짧은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던 김진규가 골키퍼 앞에서 잘라먹는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부산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파상 공세를 펼쳤다. 공수를 조율하는 김치우를 빼고 공격 자원 고경민을 교체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부산은 수비 라인까지 중앙선을 넘어서며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지만 골로 연결하는 데는 실패했다. 문전에서 너무 세밀한 패스를 연결하면서 슛을 아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부산은 경기 종료 직전 서울에 역습골을 허용하며 추격 의지가 꺾였다. 부산의 공격을 차단한 서울은 부산의 골키퍼 구상민이 하프 라인까지 나온 것을 보고 장거리 슛을 때려 동점골을 만들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권진영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량 실점을 한 것이 뼈아팠다. 1-0으로 앞서다 권진영이 퇴장 당한 상황에서 잠그기에 실패한 것이 2차전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부산 최윤겸 감독도 경기 직후 “1차전 홈경기에서 3골을 내준 게 패착이었다”면서 “1차전 패배의 격차를 넘기에는 서울의 수비가 강했다.마지막까지 결정력을 끌어올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1부 리그 승격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구단과 팬들에 죄송하다. 팀이 더 발전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설명했다.

부산은 2015년과 지난해, 올해 등 3번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와 모두 실패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