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감 늘자 야투·3점슛 좋아져
- 공격리바운드 가담 능력도 향상
- 프로 데뷔 두 번째 해 기량 만개

2년 차 징크스. 적어도 프로농구 부산 kt의 포워드 양홍석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양홍석은 프로 데뷔 두 번째 해인 올 시즌 되레 기량에 물이 올랐다. 첫해 보다 배가량 좋은 기록을 내고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궂은일까지 도맡아 하며 kt판 약체 반란에도 앞장선다.

195㎝의 장신 포워드 양홍석(21)은 지난 시즌 신인 드래프트 2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부산 중앙고를 나와 중앙대에 진학했지만 1학년 시절 갑작스레 프로 진출을 선언했다. 데뷔 첫해는 아쉬웠다. 입단 동기 허훈(23)이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찰 때 양홍석은 ‘미래 가능성’으로 더 주목받았다. 그는 12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고교·대학 때까지는 개인기를 앞세운 1 대 1 농구를 했다. 프로에 와서 용병들과 주로 맞대결을 하다 보니 부족한 점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 양홍석은 2년 차 징크스를 무색게 할 정도로 펄펄 날고 있다. 부족했던 여유와 자신감을 찾은 게 컸다. 양홍석은 12일 현재 20경기에 나와 평균 12득점 6리바운드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44경기 평균 7.6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19분에서 28분여로 출전시간이 늘면서 야투도 4.7개 성공시켰다. 0.7개 수준이던 3점슛도 1.3개로 수직 상승했다. 양궁농구 멤버다운 활약상이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 가담 능력은 kt 상승세의 단단한 토양이라는 평가다. 공격 리바운드는 림을 벗어난 슛을 공격팀이 다시 잡아내는 것을 말하는데, 4점의 효과를 내는 ‘세컨드 찬스 득점’을 만드는 열쇠이기도 하다.

데뷔 시즌 1.1개에 불과하던 양홍석의 공격 리바운드는 2.5개로 크게 증가했다. 몸싸움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필사적으로 골밑 싸움에 뛰어든 결과다. 양홍석은 “리바운드에 능력이 있다 보니 열심히 뛰고 잡는데 자연스럽게 허슬 플레이도 많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양홍석은 새 시즌을 준비하며 약점으로 지목됐던 슈팅에 집중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3×3 농구 국가대표로 오랜 기간 차출된 탓에 팀에 녹아드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 여기에 새로 지휘봉을 잡은 서동철 감독을 만나 비로소 잠재력이 터졌다. 서 감독은 “양홍석이 혼자 하는 농구를 하다 같이 하는 진짜 농구에 눈을 떴다”고 평가했다.

올 시즌 팀 플레이어로 거듭난 양홍석의 목표는 팀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kt는 12승 8패로 단독 3위에 올라있지만 주전 가드 허훈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양홍석은 “우리는 개인보다 팀이었을 때 더 강하다. 선수 모두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팀으로 맞서 싸우다 보면 (허)훈이 형의 부상 공백도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