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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매직쇼, 베트남이 뒤집어졌다

박 감독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

  • 국제신문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8-12-16 19:37:3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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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월드컵’ 스즈키컵 최종전
- 말레이 꺾고 10년만에 정상 등극

- 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에
- 아시안게임 역대 첫 4강 달성 등
- 베트남 축구사 연거푸 갈아치워

‘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축구를 10년 만에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밤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1-0으로 누르고 10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박항서 감독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5일 밤(현지 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 대표팀을 1-0으로 이겼다. 원정으로 치른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긴 베트남은 1, 2차전 합계 3-2로 말레이시아를 물리치고 4만여 홈 팬 앞에서 대망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우승한 것은 2008년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3승 1무를 거둔 베트남은 준결승 1, 2차전에서 필리핀에 2승(2-1승·2-1승)을 거둔 뒤 결승 1, 2차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면서 8경기 6승 2무로 ‘무패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베트남은 또 결승 2차전 승리로 A매치 무패 행진을 16경기(9승 7무)로 늘렸다. 이는 현재 A매치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국가 중 최장 기록이다. 베트남에 앞서 프랑스가 15경기 무패를 이어가다 지난 11월 펼쳐진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서 네덜란드에 0-2로 패하면서 기록이 멈춰 섰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U-23 대표팀을 지휘해 베트남 축구 사상 첫 결승 진출과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쌓았다. 박 감독은 ‘베트남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축구 팬들은 베트남의 주산물인 쌀과 거스 히딩크 감독을 합쳐 ‘쌀딩크’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이어 지난 8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베트남의 아시안게임 출전 사상 첫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박 감독의 진정한 시험 무대는 이번 스즈키컵이었다. 2008년 우승 이후 10년 가까이 정상 복귀 꿈이 번번이 무산됐기 때문에 베트남 팬들은 ‘박항서 매직’으로 스즈키컵 우승을 만들어주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박 감독은 마술을 부리는 듯한 뛰어난 용병술과 지도력으로 꿈을 현실로 바꿔놨다. 지난해 10월 사령탑 취임 직후 베트남의 주력이었던 포백 수비진을 스리백으로 전환하고, 선수들의 장점을 끌어내 전력을 극대화한 박 감독의 지도력이 일궈낸 값진 성과다.

박 감독은 한국 무대에서는 사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지도자였다. 경남 산청 출신인 박 감독은 경신고와 한양대를 거쳐 1981년 제일은행에서 실업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1981년 일본과 친선경기를 할 때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고 1985년 럭키 금성에서 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지만, 선수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1988년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2000년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선임돼 거스 히딩크 감독의 조력자로 2002 한일월드컵 4강 진출에 앞장섰다.

그는 월드컵 직후 2002 부산아시안게임과 2004 아테네올림픽 대표팀의 감독으로 활동했다. 히딩크식 훈련법을 대표팀에 이식했지만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이란에 패해 동메달에 그치는 바람에 석 달 만에 경질됐다. 이어 2005년 경남FC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전남 드래곤즈와 상주 상무를 차례로 거치며 K리그 구단을 이끌었다. 경남을 리그 4위로 올려놓고, 전남의 FA컵 준우승을 지휘하기도 했지만 구단과 갈등 속에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야 했다. 그랬던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며 축구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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