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들 내부 육성 기조 관망입장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열렸지만 올해는 유난히 시장이 한산하다. 전체 15명이 FA(자유계약선수)를 선언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계약이 완료된 선수는 4명뿐이다. 이마저도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 양의지의 NC 다이노스행(4년 125억 원) 발표 이후로는 일주일 넘게 소식이 없다.

각 구단이 FA 시장에 인 거품을 인식하고 내부 육성을 강조하면서 이전과 비교하면 외부 FA 영입 경쟁은 한풀 꺾인 흐름이다. 그리고 남은 11명 대부분은 타 팀으로의 이적보다 원소속 구단 잔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타 팀으로 이적한 FA는 양의지가 유일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A 최대어’ 양의지의 쟁탈전에 뛰어든 구단은 원소속팀인 두산 베어스와 NC뿐이었다. 갈수록 희소가치를 높이 평가받는 포수 포지션, 그리고 대부분 구단이 포수 기근에 시달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경쟁의 열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머지 FA 계약 사례인 NC 모창민(3년 최대 20억 원), SK 와이번스의 최정(6년 106억 원)과 이재원(4년 69억 원)은 모두 원소속팀에 잔류했다.

각 팀이 원하는 것은 선발투수다. FA 시장에 나온 노경은(롯데 자이언츠), 윤성환(삼성 라이온즈), 금민철(kt 위즈)은 괜찮은 선발감이긴 하지만 보상선수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베팅할 구단은 많지 않다는 것이 야구계의 시각이다. 현재 FA 선수를 다른 팀에서 데려가려면 보호 선수 20명 외 보상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200%에 해당하는 보상 금액을 원소속팀에 지불해야 한다.

또 모기업으로부터 화끈한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구단마다 외부 영입보다 내부 육성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사정이 이러니 준척급 FA에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없다. FA 선수들의 선택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느긋한 쪽은 오히려 원소속 구단이다. 남은 FA 선수들이 모두 해를 넘겨 계약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장군 기자

◇ FA 시장 계약 현황 (19일 현재) 이름 계약조건 소속 변동 양의지 4년 125억 원 두산→NC 최정 6년 106억 원 SK 잔류 이재원 4년 69억 원 SK 잔류 모창민 2년 최대 20억 원 NC 잔류 ※ 미계약 선수 - 송광민 이용규 최진행(한화) 　 이보근 김민성(넥센) 윤성환 김상수(삼성) 　 금민철 박경수(KT) 노경은(롯데) 박용택(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