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홍석 프로 2년차 첫 최다 득표
- 랜드리·김민욱·허훈도 뽑혔지만
- 최근 크고작은 부상에 부진 겹쳐

- 팀도 연패 빠져 분위기 가라앉아
- 인기구단 기쁨보다 걱정이 앞서

‘인기는 많아서 좋은데, 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프로농구 부산 kt의 현주소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말이다. kt는 오는 20일 창원에서 열릴 올스타전에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명의 선수를 배출했다. 프로 2년 차 최초로 최다 득표를 차지한 양홍석을 선두로 마커스 랜드리, 김민욱, 허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리그 1위 울산 현대모비스보다 한 명이 많다. ‘만년꼴찌’에서 7일 현재 리그 3위를 달리는 것도 모자라 최고의 인기 구단으로 떠오른 것이다.

하지만 장밋빛 현실과 달리 미래는 잿빛으로 가득하다. 4명의 올스타 누구 하나 마음 편히 웃지 못한다. 경기력 난조, 부상, 체력 고갈 등 반등이 힘든 난맥상이다. 포워드 양홍석이 특히 그렇다. 양홍석은 최다 득표 2위를 차지한 국가대표 라건아(현대모비스)와 올스타전에서 자신의 이름 단 팀을 꾸리게 됐지만, 부진에 울고 있다.

올 시즌 30경기에 나와 평균 12.5점을 올린 양홍석은 최근 4경기에서 평균 9득점으로 한 자릿수 득점에 그치고 있다. 지난 6일 고양 오리온전에서는 7득점 2리바운드로 팀의 스무 점 차 대패를 눈뜨고 지켜봤다. 양홍석은 이날 4쿼터 1분30초가 지나서야 자유투로 첫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달 중순 연속 더블더블(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가로채기 등 5개 부문서 2개가 두 자릿수)로 리그를 호령하던 패기는 찾아볼 수 없다.

‘스마일가이’ 랜드리는 혈혈단신으로 맹활약을 펼치지만 온전치 않은 발목의 통증과 체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연장혈투를 벌인 지난 5일 서울 SK전에서 41분간 뛰며 31점 10리바운드를 올렸고, 이날 오리온전에서도 18점 6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다. 양궁농구의 지분을 분담했던 동료 데이빗 로건이 부상으로 팀을 떠난 뒤 외로운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은 ‘3점슛 센터’ 김민욱은 부상에 운다. 새해 첫날 펼쳐진 창원 LG전에서 발목이 돌아간 김민욱은 3주 진단을 받고 재활에 매진하고 있다. 다행히 회복세가 빠르고 스스로도 출전 의지를 불태우지만 상태를 낙관하기는 힘들다.

포인트가드 허훈은 아직도 허벅지 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다친 지 한 달이 다 돼 가지만 출전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허훈은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는 유일한 신인 선수로 생애 첫 별들의 무대에 섰다.

팀 전체로도 kt는 가시밭길인 6강 싸움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다. 반 게임 차로 추격 중인 4위 전주 KCC는 5연승 가도를 달리고, 4경기 차인 8위 오리온조차 상승세를 타며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거란 전망이 많다. 가드 센터 등 줄부상이 겹친 kt는 2연패 수렁에 빠졌고, 원정에서 스무 점 차 이상 대패를 당하는 경우도 잦다.

kt는 장점인 양궁농구까지 맥을 못 춘다. 올 시즌 평균 3점슛 성공률은 34.2%지만 최근 6경기에서는 25.9%로 뚝 떨어졌다. 로건이 떠난 뒤 영입한 스테판 무디가 데뷔전에서 시즌 아웃되는 내홍을 겪은 끝에 새 슈터 쉐인 깁슨이 합류했지만, 팀에 녹아들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태다. kt 서동철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선수들의 몸도 무겁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완패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