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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發 성추문…‘한국판 나사르’ 도화선 되나

심석희 성폭행 피해 폭로 이후 다른 선수도 가해자 공개 예정

  • 국제신문
  • 윤정길 기자
  •  |  입력 : 2019-01-10 19:42:2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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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 체조선수 300여 명 성폭행
- 美 쑥대밭 만든 나사르 떠올려
- 시민단체 “침묵의 카르텔 깨야”

새해 벽두에 한국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의 성폭행 피해 폭로는 미국 체조계와 체육계를 쑥대밭으로 만든 래리 나사르(56)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체육·시민단체 회원들이 쇼트트랙 조재범 전 코치의 심석희 선수 성폭력 의혹 사건과 관련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석희는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에게 고교 2학년 때인 2014년부터 4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심석희의 용기 있는 고백 후 또 다른 빙상 선수 2명이 성폭행 피해 사실과 가해자를 조만간 공개할 참이어서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질 조짐이다. 가해자들의 성폭행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한국 엘리트 스포츠를 뿌리째 흔들 핵폭탄급 뇌관이 될 게 자명하다.

미국에서 벌어진 나사르 사태가 이런 점을 잘 알려준다. 미국 미시간대 체조팀과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나사르는 30년 가까운 기간 300명이 넘는 여자 체조선수를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사실상 종신형을 받고 수감 중이다.
미국 전·현직 체조선수 150명은 지난해 1월 나사르에게 당한 성적 학대를 폭로해 나사르를 궁지로 몰았다. 2017년 연방 재판에서 징역 60년을 선고받은 나사르는 선수들의 연쇄 증언이 나온 2018년 1월엔 미시간주 법원에서 미성년자 성폭행 유죄를 인정하고 최고 175년형을 또 받았다. 2월 판결에선 여기에 최대 125년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래리 나사르
나사르의 일탈을 방조하고 선수들을 보호하지 못한 미국 체육계는 구조적인 허점을 드러내고 곳곳에서 난타를 당했다. 미국체조협회는 물론 미국올림픽위원회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고, 한번 땅에 떨어진 체육계 신뢰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미국체조협회와 미국올림픽위원회를 상대로 수백 건의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관련 조사가 진행 중이라 나사르 사태는 언제 잠잠해질지 가늠할 수조차 없다.

이번 사태에 대해 ‘성적 지상주의와 폐쇄적인 체육계 관행이 낳은 부끄러운 민낯’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국가대표 선수·지도자를 관리 감독하는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젊은빙상인연대와 문화연대, 스포츠문화연구소, 100인의여성체육인,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단체는 1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석희 사건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조 전 코치의 전임 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도 성추행으로 경질된 사실에 주목하며 “이는 체육계 성폭력이 조재범이라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그동안 오랜 시간 학습된 침묵의 카르텔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라며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코치와 감독, 외부 시선에서 차단된 폐쇄적인 합숙소와 훈련장, 사고 났을 때 묵인·방조 심지어 공조하는 침묵의 카르텔까지 이런 사건에 최적화된 체육계 관행과 성문화가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윤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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