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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서 체육 독립시킨 법, 되레 정치화 부채질 우려”

지자체장·체육회 회장 겸직 금지, 체육진흥법 개정안 최근 통과

  • 국제신문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9-01-10 19:44:2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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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육계 시행 앞두고 부작용 제기

- “내년부터 예산 따기 더 어려워져
- 로비 등 정치권 줄대기 만연할듯”
- 선거 잡음·새싹 육성중단 가능성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체육계가 뒤숭숭하다.

이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은 선거 때마다 지방체육회 등이 특정 후보의 선거조직으로 악용된다는 일각의 지적에 따라 정치와 체육의 분리 원칙을 반영해 개정됐다.

개정된 법은 공표 1년 후인 2020년부터 시행된다. 현재 각 지방체육회는 지방자체단체장이 당연직 회장을 맡고 있다. 부산시체육회는 오거돈 부산시장이 회장이다.

하지만 이번 법 개정으로 체육계의 정치권 줄대기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체육회의 예산 대부분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엘리트 체육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자치단체장과 광역의회에 ‘치열한 로비’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0일 지역 체육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도 종목별로 운영 예산을 조금 더 증액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시장이 체육회장에서 물러나면 시나 의회로부터 예산 승인을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체육인이 시와 시의회 예결위를 찾아가 읍소라도 해야 할 판이다. 이 과정에서 소위 힘 있는 정치인에게 줄서기가 판을 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체육계의 정치권 줄대기가 만연할 것이라는 걱정스런 목소리다.

결국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겠다는 취지로 개정한 법이 오히려 ‘체육계의 정치화’를 부추긴다는 진단이다.

시장이 물러난 시체육회장 자리를 놓고 혼탁 선거가 벌어질 공산도 크다는 것이 체육계의 시각이다.

생활 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시체육회로 합쳐진 상황에서 시체육회장 선출 과정에서 파벌과 알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부산에서도 벌써부터 일부 인사들이 차기 체육회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엘리트 체육 육성이 정체될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크다. 2017년 12월 31일 현재 체육회에 등록된 실업팀은 전체 977개 팀인데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80개 팀으로 비율은 8.19%에 그쳤다. 그만큼 엘리트 체육을 담당하는 실업팀은 지자체의 예산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장이 체육 단체장에서 물러나면 지금처럼 안정적인 재원 투자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체육회장을 겸임하던 시장·도지사가 해당 시·도 체육회장에서 물러나면 산하 실업 스포츠팀을 과거만큼 원활하게 지원할 수 없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투자 규모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뿌리 노릇을 해온 지자체 실업팀이 좋은 성적을 못 내고, 우수 선수를 영입할 수 없어 존폐의 갈림길에 몰리게 된다. 그 여파는 중·고교·대학 등에 연쇄적으로 미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 시행에 대비하고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년간 혹시라도 벌어질지 모르는 지자체별 체육 예산 삭감 대응책을 모색하고 나섰다. 또 새 지자체 체육회장 선거 방식의 윤곽도 정할 방침이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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