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으로 선수 2명 대회 중 짐싸
- 벤투호 호주대회 성적 등 판박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 벤투호는 4년 전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슈틸리케호와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부상자 속출을 비롯해 조별리그 성적까지 4년 전의 ‘데자뷔’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C조에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 중국과 격돌해 ‘3연승 무실점’을 거두고 16강에 올랐다.

4년 전 호주 대회에서도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벤투호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조별리그 A조에서 오만, 쿠웨이트, 호주를 차례로 만나 3경기 모두 1-0 승리를 따냈다. 3연승에 무실점을 거두며 올해 벤투호와 똑같은 성적표를 따냈다.

이보다 더 비슷한 대목은 부상자 속출이다. 4년 전 슈틸리케호는 오만과의 1차전에서 상대의 거친 태클에 이청용(보훔)은 오른쪽 정강이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고, 호주와의 3차전에서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공중볼을 다투다 오른쪽 팔꿈치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으로 대회 도중 짐을 싸야만 했다.

벤투호 역시 필리핀과 치른 1차전에서 기성용(뉴캐슬)이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쳐 짐을 쌌고, 이재성(홀슈타인 킬·사진)이 오른발 엄지발가락 근육이 손상돼 조별리그 2, 3차전에 출격하지 못했다. 조별리그를 끝내고 2명의 선수가 귀국하는 상황이 4년 만에 재현된 것이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의 우승에 대한 열망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대표팀 선수들의 ‘정신적 기둥’ 역할을 맡은 기성용의 ‘부상 아웃’은 후배들의 전의를 끓어오르게 만들고 있다. 기성용이 끝내 부상에 발목이 잡혀 대표팀을 떠나게 되자 남은 선수들은‘선배의 몫’까지 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