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 실수 있었지만 더 잘할 것”

- 서동철 “양궁농구 색깔 찾은 듯”
- 친구 랜드리와 찰떡호흡도 기대

힘겨운 6강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프로농구 부산 kt에 ‘복덩이’ 외국인 가드가 나타났다. 올 시즌 팀의 5번째 용병인 저스틴 덴트몬(34·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덴트몬은 데뷔전부터 코트를 휘저으며 단숨에 kt 서동철 감독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올스타전 휴식기 전후로 3연패 수렁에 빠졌던 kt는 지난 29일 서울 삼성을 100-85로 잡고 반등에 성공했다. 승리의 주역은 179.7㎝의 새 단신 가드 덴트몬이었다. kt는 기량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인 쉐인 깁슨(29)을 보내고 지난 27일 덴트몬을 데려왔다. 올 시즌 kt의 전매특허인 ‘양궁농구’의 주축으로 활약하다 부상으로 이탈한 데이빗 로건(37)의 재영입을 저울질했지만 컨디션과 기량 저하에 부담을 느꼈다.

미국 NBA G-리그(야구 메이저리그의 마이너리그급)에서 뛰던 덴트몬은 신장 측정 하루 만인 이날 삼성전에 투입됐다. 시차적응이 덜 된 상태였지만 데뷔전부터 수준급 득점력과 군더더기 없는 드리블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3점슛 3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인 21득점 5어시스트 2가로채기를 기록하며 서동철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서 감독은 “덴트몬이 합류해 3점슛 성공률이 높아지고 우리 농구의 색깔을 좀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첫 경기부터 합격점을 받은 덴트몬 스스로도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이제 처음이라 급한 면이 있었다. 첫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을 점수로 매기면 ‘75∼80점’ 정도”라며 “수비에서는 실수도 나왔는데, 원래는 수비도 잘한다. 더 잘할 수 있다”며 의지를 다졌다. 박종윤 전 KNN 농구 해설위원(부산시농구협회 부회장)은 “새 용병은 국내 농구 판도를 잘 모르기 때문에 첫 경기부터 기량을 발휘하기 어렵지만, 이 정도 활약이라면 로건 못지않은 역할을 해 줄 것으로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kt는 덴트몬의 합류로 마커스 랜드리의 체력 부담을 줄여줄 수 있게 됐다. 랜드리는 올 시즌 전 경기(37게임)에 나와 평균 33분간 활약하고 있다. 12살 어린 양홍석보다 한 시간가량을 더 뛰었다. 덴트몬은 동갑내기인 랜드리와의 찰떡호흡도 기대감을 모은다. 둘은 고교 시절부터 상대팀 선수로 뛰며 알고 지내던 사이다. 덴트몬이 첫 경기부터 팀과 국내 무대에 완전히 녹아든 이유다.

30일 현재 4위에 올라있는 kt의 과제는 부상에서 돌아온 주전들이 얼마나 빠르게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느냐에 맞춰진다. 3점슛 센터 김민욱이 이날 한 달 만에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 몸 상태는 무겁다. 지난 24일 6주 부상에서 복귀한 허훈도 슈팅 감각을 조율 중이다. 3위부터 8위까지 0.5~3게임 차로 경합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들의 부활은 절실하다. 박 전 위원은 “덴트몬의 합류로 가드진이 안정감을 찾은 만큼 센터 김민욱의 컨디션이 올라와야 한다”며 “랜드리 위주의 플레이에서 전체적인 균형이 맞춰지면 시즌 초반의 전력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