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 무산된 노경은(35)이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노경은은 지난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덕수고 선수단이 꾸린 전지훈련 캠프에서 몸 만들기에 돌입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옵션 2억 원 차이로 롯데와의 FA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계약을 포기한 지 3주여 만이다.

그간 부산 등지에서 개인훈련을 해 온 노경은은 국내 대신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다. 보상 선수 규정과 35세의 나이 탓에 노경은을 영입할 구단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고, 원소속팀인 롯데도 뚜렷한 제스처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얼마 못 가 멕시코리그에서 러브콜이 날라왔다. 지난해 롯데에서 받은 연봉의 2배가 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노경은의 선택은 결국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마이너리그 계약도 가리지 않고 자신의 공 하나만 믿고 도전에 나선 것이다. 노경은은 “돈을 생각했다면 멕시코리그에서 뛰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어린 시절부터 꾸었던 메이저리그라는 꿈을 위해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롯데와 입장 정리도 마쳤다. 출국 전 롯데 이윤원 단장을 만나 마음의 앙금도 털어냈다. 이 단장은 “잘 다녀오라”며 응원의 인사를 건냈고, 노경은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노경은은 현지 불펜피칭에서 140㎞ 중반대의 구속을 기록할 정도로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 옥스프링 전 롯데 투수코치에게 배운 너클볼이 야구 본고장에서 얼마나 통할 지도 기대한다. 은퇴 선언과 번복, 임의탈퇴, 화려한 부활로 이어진 그의 야구 인생이 미국에서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박장군 기자 gener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