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 강화 온갖 처방 내렸지만
- 반전 못 이루고 하위권서 맴맴
- SK전 참패… 탈꼴찌 실패하자
- 양 감독 리더십 의문부호 증폭

롯데 자이언츠의 추락이 길어지고 있다. 시즌 초 불완전했던 전력이 최근 보완됐음에도 여전히 하위권에서 반등하지 못하면서 ‘이번 시즌은 이대로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양상문 감독

롯데는 3일 오전 현재 31승 2무 49패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지난 5월 22일 바닥으로 떨어지고 벌써 43일째다. 창단 이후 롯데의 최장 꼴찌 기록은 8개 구단 체제인 2004년 5월 22일부터 시즌 종료일인 10월 5일까지 펼친 총 92경기다.

9위인 한화 이글스와의 승차는 0.5게임에 불과하지만 탈꼴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기력한 경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일 SK 와이번스전에서 이겼다면 LG 트윈스에 패한 한화를 제치고 9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지만 경기 초반부터 실책과 홈런이 잇따라 나오며 1-10으로 완패했다. 안타 수도 단 2개에 그쳤다.

롯데는 시즌 초 박세웅 박진형 민병헌 등 주축 선수의 부상과 용병의 부진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이때까지는 구단도 나름대로 할 말은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지난 5월부터 속속 복귀하기 시작했고 기대에 못 미친 용병 투수와 타자를 교체하며 반전을 노렸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롯데는 여전히 하위권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민병헌과 박진형은 복귀 이후 타선과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해내며 전력에 보탬이 되고 있지만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박세웅은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258일만에 선발 등판한 박세웅은 3⅔이닝 동안 8피안타 4실점했다. 복귀전이었던만큼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고 다음 경기에서 부상 이전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 2일 두 번째 등판인 SK전에서 4이닝 7실점(4자책)하며 다시 무너졌다.

교체된 외국인 투수와 타자도 아직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대신해 유니폼을 입은 제이콥 윌슨은 11경기서 9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타율 2할3푼1리를 기록했다. 초반에는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매 경기 안타를 기록했지만 최근 5경기에서는 19타수 2안타로 타율 1할5리로 저조하다. 롯데 관계자는 “용병 타자는 매번 다른 투수들을 상대해 투수보다는 리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K에서 방출돼 롯데와 계약한 브록 다익손 역시 입단 후 가진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하며 아직 승리가 없다. 등판 때마다 타선과 불펜 지원이 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1승이 급한 팀 입장에선 아쉬운 성적이다.

롯데는 용병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썼고 주축 선수까지 대부분 복귀했지만 반등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성적 부진에 대한 핑계거리마저 사라진 상황에서 팬들의 시선은 이제 양상문 감독의 리더십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