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회)가 자신이 운영하는 야구 교실에 다니는 유소년 선수에게 불법 약물을 투여한 전 야구선수 이여상(35) 씨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선수협회는 4일 “아마추어 야구선수에게 금지약물을 투여해 약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전직 프로야구선수 이여상 씨를 규탄하며 프로야구 단체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아마추어 야구선수에게 약물을 권유하고 직접 약물을 주사했다는 이 씨의 행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고 분노한다”고 덧붙였다.

선수협회는 경찰 수사에서 이 씨의 혐의가 확정되는 대로 야구계에서 추방돼야 한다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KBO 사무국에 이 씨가 앞으로 지도자 생활을 못 하도록 하는 한편 게임회사에도 이 씨의 초상권이 사용되지 않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선수협회는 이 씨의 야구 교실에서 훈련했던 KBO리그 현역 선수인 송승환(19·두산 베어스)과 고승민(19·롯데 자이언츠)은 이번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선수협회는 “해당 선수들에게 확인한 결과 두 선수는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뒤 기술 훈련을 하고자 이 씨의 훈련장을 찾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구단도 지난 3일 밤 공식입장을 내고 “고승민이 프로 지명 후인 2018년 10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약 두 달에 걸쳐 이 씨가 운영하는 ‘이루리 야구교실’에서 주 5회 야구 레슨을 받은 사실이 있지만 약물에 관한 어떠한 제의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관계기관의 협조 요성 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씨는 서울에서 어린이 야구단을 운영하며 회원들에게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와 남성호르몬 등을 불법 투약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지난 2일 구속됐다.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이 씨는 한화 이글스와 롯데에서 9시즌 동안 뛰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