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대 전적 1승9패… 열세 뒤집어
- 각도 깊은 앵글샷 세리나 무력화

시모나 할레프(7위·루마니아)가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800만 파운드·약 558억 원) 여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시모나 할레프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할레프는 지난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리나 윌리엄스(10위·미국)를 2-0(6-2 6-2)으로 물리쳤다.

지난해 프랑스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할레프는 우승 상금 235만 파운드(약 34억7000만 원)를 받았다.

할레프는 윌리엄스와 상대 전적에서 1승 9패로 절대 열세를 보인 데다 윔블던에서 처음 결승에 올랐다. 이 대회에서 7번이나 우승한 윌리엄스에 비해 커리어가 떨어진다는 측면에서도 윌리엄스의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할레프는 불과 55분 만에 ‘테니스 여제’ 윌리엄스의 무릎을 꿇렸다. 이날 공격 성공 횟수에서는 13-17로 열세를 보였지만 실책 수에서 3-25로 압도하며 루마니아 선수 최초로 윔블던 여자 단식을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할레프는 경기 후 “루마니아에는 잔디 코트도 없다”며 “게다가 이렇게 체격이 크고 파워도 뛰어난 선수들 사이에서 내가 우승한다고는 도저히 예상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 168㎝인 할레프는 180㎝가 훨씬 넘는 선수가 즐비한 최근 투어 흐름에서 체격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결승 상대 윌리엄스는 175㎝로 키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는 편은 아니었으나 할레프가 윌리엄스의 파워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윌리엄스가 서브 최고 시속을 189㎞ 찍은 데 비해 할레프는 173㎞에 불과했다.

하지만 특유의 빠른 발을 앞세운 할레프는 각도 깊은 앵글 샷을 여러 차례 터뜨리며 윌리엄스의 맥을 풀리게 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윌리암스는 2세트 첫 게임에서 고작 15-15를 만드는 포인트를 따내고 “컴온”이라고 외치며 답답한 감정을 드러낼 정도였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