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는 실전성이 없다?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과감히 링 위로 올라선 이가 있다. 바로 ‘실전 태권도’ 이동희(31) 관장이다.

<고수를 찾아서2> 취재팀은 유튜브 구독자로부터 수차례 이동희 관장의 실전 태권도를 취재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우리는 실전성 검증을 위해 대한민국 대표 종합격투기팀 ‘팀매드’ 김경록 선수와 함께 지난 9월 11일 서울 마포구 ‘이동희 태권도’ 도장에서 이동희 관장을 만났다.

	사진=실전태권도 고수 이동희 관장

실전 태권도는 뭘까. 이 관장은 “실전 태권도는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태권도와 차별화를 위해 임시적으로 만든 단어”라고 설명했다. 태권도의 경기 룰로 인해 잘 사용되지 않았던 손기술과 관절기 등을 태권도 교본과 품새를 해석해 발기술과 스텝에 어울리게 해석하는 작업이다.

이 관장이 취재진에게 보여준 실전 태권도는 우리가 흔히 보던 태권도와 달랐다. 일반 태권도 겨루기 경기에서는 보조 역할로만 사용되던 손이 발기술과 함께 콤비네이션 공격에 사용됐다. 손기술과 발기술은 정교한 스텝으로 연결됐다.

고수가 보여준 다양한 콤비네이션 기술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관장과 약식 겨루기를 붙은 김 선수는 “발차기 각도가 다양하고 손기술과 스텝이 섞여서 동작을 읽기가 어려웠다. 군더더기 없는 기술들을 많이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과거 이 관장은 태권도의 대표적인 3가지 분야인 경기 겨루기 선수, 타이거즈 시범단원, 품새 선수를 10년간 두루 거쳤다. 특히 그는 품새 선수 당시 2004년 코리아오픈 태권도 품새 세계대회 주니어 단체전 1위, 2006년 대한태권도협회 선정 통합 품새 랭킹 1위에 올랐다.

한 분야의 정점에 선 그가 실전 태권도를 연구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 관장은 “이종 격투기가 유행하던 시절 태권도가 다른 무술에게 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태권도가 약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제 생각은 달랐다. 경기 룰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의 문제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는 과감히 입식 격투기에 도전했고 4전 3승 1무 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그의 데뷔전 영상은 유튜브에서 여전히 반응이 뜨겁다. 하얀색 태권도복이 상대방의 피로 빨갛게 물든 모습이 시청자의 시선을 확 사로잡은 것. 그는 무에타이, 결련택견, 크라브마가 등 실전 무술도 두루 익혔다. 격투기 경기 경험과 타무술 수련은 그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 경험이 없었으면 태권도 기술을 응용하고 해석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의 노력은 대한태권도협회도 인정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이 관장을 대한태권도협회 소속 강사로 지정했다. 이 관장은 ‘강진회(强盡會)’를 만들어 태권도 지도자들과 실전태권도를 함께 수련하고 있다.

이 관장의 목표는 실전태권도의 저변 확대다. 그는 “태권도의 기술체계를 더 연구해 권도의 강한 모습을 주변에 많이 알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민훈 기자, 서종영 인턴기자 minh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