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윈터미팅 참석한 성민규 단장
- 새 용병 영입 작업 가능성도

2019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외국인 투수 농사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처참한 실패였다. 미국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투수 제이크 톰슨은 성적 부진으로 시즌 중인 지난 6월 방출됐다. 초반 반짝하는 듯했지만 부상 등이 겹치며 2승 3패 평균자책점 4.74의 기록을 남긴 채 짐을 쌌다. 대체 용병으로 데려온 브록 다익손도 6승 10패의 성적으로 롯데와 재계약을 못 했다.

시즌 끝까지 완주한 브룩스 레일리(사진)는 5승 14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30경기에서 18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해 이닝 이터의 역할은 충분히 해냈다. 수비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수가 적었던 점을 고려하면 나름 팀을 위해 분투한 것이다. 스토브리그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부산 갈매기의 시선은 레일리의 재계약 여부로 쏠린다.

레일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롯데에서만 다섯 시즌을 보냈다. 2015년과 2017년, 그리고 지난해까지 세 차례 10승을 넘겼고 다섯 시즌 동안 910.2이닝을 던진 내구성을 함께 증명했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구위가 오르는 ‘슬로스타터’ 기질은 약점으로 지적된다. 장수 외인 투수인 만큼 상대 타자들에게 구질과 특성이 모두 노출됐다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장단점이 뚜렷한 레일리가 최근 메이저리그 팀들의 관심을 받는다. 유력 소식통인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11일(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브룩스 레일리가 메이저리그 여러 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레일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시카고 컵스에서 뛴 투수”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사실이라면 롯데 자이언츠로서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찾아봐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현재 새 외국인 선수로 우완 투수 애드리안 샘슨, 우타 내야수 딕슨 마차도를 영입했다. 남은 한 자리는 레일리가 될지 새 외국인 선수가 될지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 참석하고 있다. 매년 12월에 열리는 ‘베이스볼 윈터미팅’은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마이너리그 독립리그 해외리그의 각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 등이 모여 야구와 관련한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다. 롯데 관계자는 “성 단장이 콘퍼런스 참석차 미국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11년 윈터미팅에서 앨버트 푸홀스가 LA 에인절스와 10년간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 원)의 계약을 맺는 등 선수 협상에 관한 이야기도 활발하기에 그의 미국 출장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이성득 KNN 해설위원은 “레일리의 교체 가능성은 50 대 50이다. 올 시즌 승운이 없었지만 KBO 리그에서 검증된 왼손 투수라는 희소성이 크다”면서 “성 단장이 미국에 갔다면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함께 선수 물색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롯데 자이언츠 레일리 통산 성적 2015시즌  31경기 11승  9패  평균자책점 3.91 2016시즌  31경기  8승 10패  평균자책점 4.34 2017시즌  30경기 13승  7패  평균자책점 3.80 2018시즌  30경기 11승 13패  평균자책점 4.74 2019시즌  30경기  5승 14패  평균자책점 3.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