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 1억 달러 잭팟 여부 촉각

류현진이 총액 1억 달러(약 1200억 원) 이상의 계약을 맺을 수 있을까.

올겨울 메이저리그(MLB)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특징은 예년보다 일찍 계약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미 투수 FA 최대어인 게릿 콜을 비롯해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잭 휠러, 매디슨 범가너가 도장을 찍었다. 이제 팬들의 관심은 류현진의 행선지와 계약 금액에 쏠릴 수밖에 없다.

MLB 공식 채널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ESPN의 제프 파산 기자의 보도를 인용해 “범가너가 5년간 8500만 달러(약 998억 원)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FA 시장에서 동급으로 평가받는 범가너가 총액 1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음에도 생각보다 빨리 애리조나와 접점을 찾은 것이다.

범가너는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통산 289경기에 나서 119승 92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2019시즌엔 34경기에 출전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2010년 2012년 2014년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세 번이나 이끌었다.

이에 따라 대어급 선발 투수는 사실상 류현진만 남은 상태다. 최근 콜(뉴욕 양키스)과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내셔널스)는 각각 9년 3억2400만 달러, 7년 2억4500만 달러로 계약했다. 잭 휠러는 5년간 1억1800만 달러를 받는 조건으로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었다. 범가너를 제외하고 나머지 투수가 모두 FA 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렸기 때문에 류현진의 계약 협상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류현진은 2019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며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만큼 범가너와 비교할 수 없다. 다만 부상 경력과 나이가 걸림돌이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최근 성적을 강조하며 최상의 결과물을 끌어낼 심산이다. 보라스는 콜과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범가너가 생각보다 적은 금액으로 계약했지만 최근 성적은 류현진이 좋기 때문에 현재 시장 상황으로 볼 때 에이전트인 보라스가 4년 이상 계약으로 1억 달러 이상은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FA 시장에서 소득이 없었던 원소속팀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미네소타 트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다수의 팀이 치열한 영입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