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4일부터 포스트시즌 진행
- 준PO는 3전2선승제로 단축
- 선수단 코로나 확진 땐 3주 중단

2020년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이 어린이날 개막한다. 개막이 한 달 이상 밀렸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기존 팀당 144경기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KBO는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만반의 대비에 나섰다.

21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연습경기 중 3회말 1사 1루에서 롯데 이대호가 내야땅볼을 친 NC 김태진에게 태그를 시도하고 있다. 김태진은 쓰리피트 라인을 벗어나 아웃됐다. 연합뉴스

KBO 이사회는 21일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캠코양재타워에서 제4차 이사회를 열고 올 시즌 개막일을 다음 달 5일로 확정했다.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발생이 안정세를 보인 덕에 정규시즌 개막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정부가 야외 스포츠 허용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개막일 확정에 속도가 붙었다. KBO 관계자는 “다음 달 5일에 개막해도 한국시리즈를 오는 11월 안에 종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KBO와 구단이 선수단 안전을 위해 준비하고 선수들이 컨디션을 조율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0시보다 9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나흘간 신규 확진자 수는 10명 안팎이었다. 하지만 방대본은 오는 30일 부처님오신날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 노동절, 같은 달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경계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5일이 프로야구 개막의 ‘적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KBO는 이날부터 시작한 연습경기에 팀당 3경기를 추가로 편성한다.

KBO는 개막이 늦어진 만큼 리그 일정에 대한 대책도 함께 마련했다. 팀당 144경기 체제 무관중 경기를 원칙으로 우천 취소 경기가 발생하면 더블헤더(7, 8월 제외) 및 월요일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체력 부담을 고려해 더블헤더 및 월요일 경기는 연장전이 없으며 엔트리 1명을 확대하기로 했다”면서 “안전한 리그 운영을 위해 무관중으로 시즌 초반을 진행한 이후 코로나19 위협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판단하면 (관람석의) 10%, 20% 등 점진적으로 관중 입장을 허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규시즌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오는 11월 2일 종료된다. 같은 달 4일에 시작하는 포스트시즌은 고척돔에서 중립 경기로 치르고 준플레이오프는 3전2선승제로 단축해서 치른다. 한국시리즈가 7차전까지 열리면 같은 달 28일에 ‘우승팀’이 결정된다. 다만 경기 수와 관련된 변수는 있다. 선수단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한시적 리그 중단이 불가피하다. KBO 관계자는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3주 정도 리그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게 되면 경기 수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단 건강 관리는 KBO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중 하나다. KBO는 최근 팀 간 연습경기에 앞서 한층 강화된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구단에 재배포했다. 선수는 경기 중엔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맨손 하이파이브나 악수 등의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 경기 중 침 뱉는 행위는 금지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신음하는 가운데 한국 프로야구는 대만 리그에 이어 두 번째로 프로야구 리그를 시작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는 아직 개막일을 정하지 못했다. KBO 리그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무사히 치러내 또 한 번 ‘모범 사례’로 평가받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