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우승지서 부활 … 통산 11승
- 국내 투어 해외파 자존심 회복

김효주(25)가 김세영(27)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선두 경쟁을 펼치며 연장 승부를 벌인 끝에 4년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7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CC에서 열린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김효주가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KLPGA 제공

김효주는 7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김세영을 제치고 우승했다. 공동선두 홍란(34)과 한진선(23)에 3타 뒤진 13언더파 공동 3위로 최종 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에 나선 김효주와 김세영은 8번 홀에서 공동선두에 올라서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어 끝내 연장전까지 치렀다.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적어낸 김효주와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친 김세영은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작성해 합계 18언더파 270타를 기록했다. 앞서 두 선수 모두 버디를 낚은 18번 홀(파5)에서 벌어진 연장에서 김효주는 먼저 3ｍ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이어 더 짧은 2ｍ 거리에 공을 붙였던 김세영이 버디 퍼트를 놓쳤다.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KLPGA 투어 통산 11승 고지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 원.

김효주는 프로 데뷔 6개월 전인 2012년 4월 이번 대회와 같은 장소에서 열린 롯데마트 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초청 선수로 출전해 우승했다. 당시 16언더파 272타를 기록하며 2위 문현희와 9타 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KLPGA 투어 무대 첫 우승을 이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2016년 1월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 KLPGA 투어에서는 2016년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이후 우승이 없던 김효주는 첫 우승을 이뤘던 장소를 부활 무대로 만들었다. 공교롭게 퓨어실크 바하마 LPGA 클래식에서 우승할 당시 공동 2위를 차지한 선수 중 한 명이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한 김세영이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3위인 김효주는 랭킹에 걸맞지 않게 최근 우승 소식이 뜸했다. 지난해 LPGA 투어 대회에 18차례 출전한 김효주는 시즌 두 번째 대회인 HSBC위민스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 잇달아 열린 기아클래식과 ANA인스퍼레이션에서 각각 공동 7위와 공동 6위를 차지했다. 또 메이저 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에서는 고진영에 이어 공동 2위를 차지하는 등 톱10에 10번 들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고비를 넘지 못해 세 차례나 2위로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이번 우승이 다시 한번 도약하는 전기가 될 전망이다.

17번 홀까지 공동선두 그룹을 형성했던 오지현(23)은 18번 홀(파5) 버디 퍼트가 빗나가 1타 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하고 3위(17언더파 271타)에 만족해야 했다. 사흘 내리 선두를 달렸던 한진선(23)은 1타를 잃고 4위(15언더파 275타)에 그쳤고 홍란(34)은 2타를 까먹어 공동 5위(14언더파 274타)로 밀렸다.

올해 들어 열린 KLPGA 투어 대회가 해외파와 국내파의 대결로 관심을 끈 가운데 김효주의 우승으로 시즌 재개 후 세 번째 대회 만에 해외파가 자존심을 세웠다. 2위 김세영에 이어 5언더파 67타를 때린 이정은(24)이 지난주 E1채리티오픈 우승자인 이소영(23), 최혜진과 함께 공동 8위(13언더파 275타)를 차지했다. 7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나선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공동 45위(4언더파 284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진규 기자 oce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