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복귀 노경은도 컨디션 난조
- 투수 돌려막기 불펜진 부담 가중

2020 프로야구 시즌이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는 가운데 롯데 자이언츠가 잇단 부상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특히 선발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전력에서 이탈해 반등의 실마리를 찾아야하는 롯데로선 마운드 운용부터 갈피를 못 잡는 모양새다.

롯데는 23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인 외국인 투수 애드리안 샘슨(사진)이 허벅지 부상으로 당분간 전력에서 이탈한다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샘슨이 22일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기 직전 인천 현지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다”면서 “정밀검사 결과 우측 내전근(허벅지 안쪽 근육) 부위 미세파열로 나왔다. 복귀까지 2주 이상 걸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샘슨은 지난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 도중 오른쪽 내전근 통증으로 3.1이닝 만에 다리를 절뚝이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샘슨은 재활군에 합류한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가 시작부터 지금까지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샘슨은 시즌 개막 직전 갑작스런 부친상으로 미국을 다녀오면서 2주 자가 격리까지 거친 뒤 5월 말에야 합류했다. 롯데는 샘슨이 돌아올 때까지 장원삼, 이승헌 등이 돌아가면서 빈자리를 메우느라 진땀을 뺐다.

복귀 후 명성 이상의 활약을 보여줄 것으로 생각했던 샘슨은 롯데의 기대를 뭉개버렸다. 지금까지 두 달 동안 자가 격리 후유증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며 총 9경기에 등판해 3승 6패, 평균자책점 6.50이라는 성적을 남기고 있다. 특히 샘슨은 SK전까지 5회 이후 피안타율(0.456)이 1~4회 피안타율(0.26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을 정도로 책임 이닝이 적었다. 안치용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롯데가 외국인 투수 운용에 고민을 해봐야 한다. 외국인 투수라면 최소 6이닝 이상은 버텨줘야 한다”고 밝혔을 만큼 팀에 기여하는 바가 미미했다.

이런 샘슨이 이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롯데는 결국 시즌 초반처럼 최소 15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하기에 복귀 때까지 또다시 대체 투수 돌려막기를 해야 한다. 허문회 감독은 “장원삼과 노경은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2주 뒤 재검진을 통해 완치 판정이 나오더라도 1군 마운드에 서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롯데는 선발 로테이션서도 또다시 어려움을 겪게 됐다. 토종 선발 노경은이 지난달 29일 손목 통증 때문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이날 1군에 등록되자마자 샘슨이 이탈한 것이다. 이로 인한 불펜진의 부담은 후반기 롯데가 중위권 도약에 발목을 잡을 변수가 될 수 있다.

샘슨의 부상으로 갑작스레 등판한 노경은의 복귀전은 아쉬운 결과로 끝났다. 4회 말 한동민을 이어받아 승부했지만 오른쪽 담장을 넘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이어 5회 말에도 3실점을 하면서 노경은의 최종 성적은 1.1이닝 3피안타 4실점. 노경은도 복귀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샘슨 역시 복귀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허문회 감독은 최근 끝내기 패배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 “한 점 차는 운에 맡긴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가 강팀에 비해 전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기에 한두 점 차 패배는 그날 컨디션이나 운이 상대 팀에 비해 부족했다는 것이 허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리그 반환점을 돌고 나면 운이 우리 팀에게 따라올 것이라며 자신했다.

분명한 것은 이 운이라는 것도 실력이 있어야 따라온다. 선발 마운드가 원활하지 않는 지금과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후반기 롯데의 전력이라면 운은 롯데를 비껴갈 가능성이 높다. 샘슨이 빨리 회복해서 달라진 투구를 기대하는 것이 롯데가 할 수 있는 최선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다른 외국인 투수를 데려와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것이 나은지 중대 기로에 선 롯데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