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타격·잠재력에 성장 가능성
- 손, 고교무대서 포수 기량 주목
- 27일까지 결정 후 한화에 통보

롯데 자이언츠가 올해 전국에서 뛰는 고교 선수 가운데 신인 1차 지명 선수를 뽑는 혜택을 얻었지만 결국 연고지의 부산고 내야수 정민규로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경기도 수원의 장안고 포수 손성빈도 유력 후보로 꼽으면서 두 선수를 놓고 막판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신인 지명 1순위였던 나승엽을 놓친 롯데 자이언츠가 내야수 정민규(왼쪽 사진)와 포수 손성빈(오른쪽 사진)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스포츠타임 동영상 캡처 연합뉴스

26일 롯데 관계자는 “아직 1차 지명 선수를 명확히 결정하지 못했지만 여러 후보 중 최종 두 명으로 추렸다”면서 “올해 신인 선수 선택의 폭이 넓어졌지만 오히려 고민만 커졌다. 하지만 모든 후보를 신중하게 살펴보는 기회를 가졌고 그중 정민규와 손성빈 중에서 지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를 기록한 롯데와 9위인 한화는 올해부터 달라진 규정에 따라 기존 연고지는 물론 전국 단위 학교의 선수 중에서 1차 지명을 할 수 있다.

롯데가 고심한 이유는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점 찍었던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이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로 진로를 틀었기 때문이다. 롯데는 대안 찾기에 나섰고 선린인터넷고 투수 김동주 등 5, 6명의 후보 가운데 정민규와 손성빈으로 최종 압축했다. 지역 고교 야구에 정통한 A대학 감독은 “올해 수도권 팀도 1차 지명감이 없어 고민할 정도로 선수 기근 현상이 심하다. 그나마 대형 내야수감인 부산고 정민규가 눈에 들어온다. 뛰어난 타격과 강한 어깨가 강점이다. kt wiz의 강백호 같은 스타일이라 내년 또는 내후년 롯데의 즉시 전력감으로도 손색없다”고 평가했다.

정민규가 지명되면 부산 출신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수 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거인 유니폼을 입은 한동희는 팀 선배인 이대호의 뒤를 이을 미래의 거포로 주목받고 있으며 2019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서준원은 현재 거인 선발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 1차 지명 신인인 최준용은 승부처에서 담대한 피칭을 이어가며 마운드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롯데 관계자는 “정민규가 현재 팀 주전 3루수인 한동희와 수비 위치가 겹치지만 포지션 문제로 고민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 선수의 타격 능력과 잠재력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으며 과연 우리 팀의 재목이 될 선수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만약 정민규를 선택한다면 올해 신인 최준용처럼 시간을 두고 서서히 능력을 끌어올릴 것이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또 다른 후보 손성빈도 눈여겨본다. 신장 186㎝ 몸무게 92㎏의 당당한 체구를 가진 손성빈은 포수 기근에 시달리는 롯데가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다. 올 시즌 롯데는 김준태와 정보근 두 포수 체제로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손성빈도 눈여겨보는 것은 단순히 팀 내 포수 사정 때문이 아니다”면서 “고교 무대에서의 기량은 충분히 검증됐기에 5년 후까지 내다보고 팀과 선수 모두 윈윈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4일 2021년 프로야구 신인 1차 지명 선수 명단을 공개했지만 롯데와 한화 이글스 두 개 구단이 지명을 보류하면서 오는 31일에 남은 1차 지명 선수를 발표하기로 했다. 롯데는 27일까지 최종 결정한 후 한화에 1차 지명 선수를 통보할 예정이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