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경기 최다 실점·투구 ‘사투’
- 평균자책점 1.69→2.75 폭등
- 롯데 잔여경기 많아 연투 불가피

롯데 자이언츠 투수 김원중의 생애 첫 하루 두 경기 등판은 지옥과도 같았다. 평소 믿음직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던지는 족족 얻어맞기 일쑤였다. 게다가 투구 수가 늘면서 체력 소모도 컸기에 앞으로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잔여 경기를 남겨둔 롯데로선 선수단의 체력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지난달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회 초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원중은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더블헤더 경기에 모두 등판해 세이브 하나 못 챙기고 1패만을 기록했다. 두 경기 모두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실점 없는 경기를 기대한 벤치의 기대를 저버리고 많은 점수를 허용했다. 이날 그가 던진 공의 개수(59개)만 봐도 얼마나 힘든 사투를 벌였는지 알 수 있다.

1차전에선 9회 초 3-3으로 팽팽하던 상황에 등판했다. 팀은 이 경기 이후 2차전을 대비해야 했기에 한 이닝만 막으면 최소한 무승부를 거둘 수 있고, 2차전 선발 투수 역시 승리 보증 수표 댄 스트레일리가 예정돼 전날 패했던 롯데로선 KIA와의 3연전을 최소 1승 1무 1패로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게다가 KIA와의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열세를 보이고 가을야구 진출을 놓고 경쟁하는 팀이라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한 롯데였다.

하지만 김원중은 이날 한 경기 최다 실점과 최다 투구 수를 동시에 기록했다. 1차전에서 선두타자 최원준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인 김원중은 김규성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김민식을 볼넷으로 보내며 1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프레스턴 터커를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급한 불을 껐지만 후속 타자 최형우에게 결승 3점 홈런을 허용했다. 올 시즌 최다 실점이다.

2차전에선 9-5로 앞선 9회 초에 마운드로 올랐다. 선두타자 홍종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박찬호에게 볼넷을 허용해 주자를 내보냈다. 황대인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한숨을 돌렸지만 2사 후 연속 3안타를 맞으며 9-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1차전처럼 홈런 한 방이면 또 경기가 뒤집히는 상황이 됐다. 김원중은 두 번 실수는 하지 않았다. 이를 악문 김원중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압박감 속에도 대타 이진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경기를 매조졌다.

김원중은 2차전에서 총 38개의 공을 던지면서 지난 7월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기록한 33개를 훌쩍 넘겼다. 더블헤더 전까지 1.69였던 평균자책점은 2.75까지 폭등했다. 김원중이 지난달 30일 이후 5일 만에 등판한 점을 고려하면 일시적 부진일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팀 사정상 이닝 소화는 물론이고 연투까지 맞닥뜨려야 할 수 있다.

롯데는 6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48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빡빡한 일정으로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하기에 체력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허문회 감독은 “김원중이 더블헤더의 부담이 컸던 것 같다. 휴식 없이 던져야 하는 상황이기에 과부하가 걸렸고 이틀 동안 휴식을 부여해 체력 충전의 시간을 줬다. 정훈과 딕슨 마차도 등 모든 선수가 체력 관리를 잘하고 있어 선수들을 믿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김원중 올시즌 최다 최다 실점 톱 3 일자 상대 팀 이닝 수 실점  9.4 KIA 타이거즈 DH 1차전 1.0 3  7.21 SK 와이번스 0.1 2  9. 4 KIA 타이거즈 DH 2차전 1.0 2

◇ 김원중 올시즌 최다 투구 수 톱 3 일자 상대 팀 이닝 수 투구 수  9.4 KIA 타이거즈 DH 2차전 1.0 38개  7.19 삼성 라이온즈 1.1 33개  7. 9 한화 이글스 1.1 3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