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산고 선후배 사이인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4)과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30)의 빅리그 첫 투타 대결에서 팀 승리로 최지만이 먼저 웃었다.

	류현진(왼쪽), 최지만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와 탬파베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선발 등판해 6⅔이닝 동안 홈런 1개 포함 8안타를 맞고 2실점 했다. 최지만은 류현진과의 3차례 대결에서 2루타 하나를 뽑아내는 등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역투에도 불펜 난조로 탬파베이에 4 대 6으로 역전패당해 5연패 늪에 빠졌고, 탬파베이는 10연승 가도를 달렸다.

류현진은 이날 토론토 입단 후 가장 많은 107개의 공(종전 100개)을 던졌다. 개인 최다 투구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 5월 13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던진 116구다. 삼진은 7개를 잡고, 사사구는 1개를 허용했다. 2 대 2로 맞선 7회초 류현진은 승패 없이 물러났다. 이후 8회말 토론토는 랜덜 그리칙의 중월 투런포로 4 대 2로 앞서나갔으나, 9회초 토론토 불펜진이 볼넷을 남발해 4 대 6으로 역전패했다. 팀은 패했지만 류현진의 기록은 빛났다. 승수는 4승 2패로 그대로지만 높은 직구와 무릎을 향하는 커터, 낙차 큰 커브를 활용하며 완벽한 제구력을 뽐냈다. 베이스볼 서번트가 분석한 류현진의 투구 분포는 직구 36개, 커터 27개, 체인지업 22개, 커브 12개, 싱커 9개, 슬라이더 1개로 무려 6가지 구종이 투구 분석표에 찍혔다. 9경기 연속 볼넷을 1개 이하로 억제했고, 탈삼진/볼넷 비율이 8.67개(탈삼진 52개/볼넷 6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다. 다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2.51에서 2.53으로 조금 높아졌다.

최지만은 선배와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최지만은 2회초 류현진과의 MLB 첫 대결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초엔 류현진의 시속 127㎞ 체인지업을 밀어쳐 좌중간 담을 때리는 2루타를 날렸다. 타구 속도 시속 167㎞, 비거리 114.6ｍ짜리 큰 타구였다. 이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타자에게 내준 첫 장타이기도 했다. 6회초 2사 1, 2루에서 류현진을 다시 만난 최지만은 시속 147㎞짜리 바깥쪽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가장 빠른 공이었다. 류현진이 7회초 마운드를 내려가 둘의 맞대결은 이것이 끝이었다. 류현진과의 맞대결 최종 결과는 3타수 1안타 1삼진.

류현진이 내려간 뒤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최지만은 볼넷을 얻어 역전승의 토대를 마련했다. 브랜던 로의 안타로 기회를 이어간 탬파베이는 1사 1, 3루에서 나온 필립스의 중전 안타로 한 점을 추격했다. 최지만은 시즌 6번째 득점을 했다. 토론토는 최지만 등에게 9회에만 볼넷 5개를 내주며 4실점 했다.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한 최지만은 올해 출전한 7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쳤으며, 시즌 타율은 0.429에서 0.400(25타수 10안타)으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다.

류현진은 한국프로야구를 거친 뒤 2013년 미국 메이저리그로 건너오고, 최지만은 2010년 고교 졸업 후 미국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해 한국에서도 둘이 투타로 맞선 적은 없다. 올해와 지난해 류현진이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탬파베이를 상대했지만, 최지만은 출전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4일 경기에서만 류현진과 최지만이 3차례 맞대결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 선수들끼리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하는 건 좋은 일이다. 최지만도 좋은 타자가 됐고, 오늘 재밌는 경기를 했다”며 후배와의 첫 맞대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용휘 기자 rea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