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로의 이적설에 휩싸인 토트넘 홋스퍼 해리 케인(28)이 팀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케인은 지난 25일 늦은 밤 자신의 SNS에 관중석을 향해 손뼉을 치는 사진과 함께 “올여름 토트넘에 머물겠다. 그리고 팀의 성공에 100% 집중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맨시티로의 이적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뜻이다. 케인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인터뷰 등을 통해 토트넘을 떠나겠다고 공언하고 맨시티로의 이적을 준비해왔다. 하지만 이적 작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스스로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는 1억2700만 파운드(약 2034억 원)까지 이적료를 높여가며 토트넘에 제의했으나, 토트넘은 1억5000만 파운드(약 2405억 원)를 받겠다는 태도를 계속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한국시간) 그가 올 시즌 처음 출전한 울버햄프턴과의 2021-2022시즌 EPL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 팬들이 박수와 환호로 환대하자 잔류 쪽으로 마음을 굳힌 듯 보인다. 울버햄프턴전에서 후반 손흥민과 교체돼 뛰었던 케인은 “주말 경기에서 토트넘 팬들이 나에게 보여준 반응은 놀라웠다. 지난 몇 주 동안 토트넘 팬들이 나에게 보내준 메시지들도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단짝’ 손흥민은 케인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며 환영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케인과 함께 ‘EPL 단일 시즌 최다 합작골(14골)’을 작성했다. 이들은 EPL 통산 34골을 합작,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EPL 역대 통산 합작골’(36골)에도 2골 차로 바짝 추격했다. 케인이 잔류로 기울면서 둘은 EPL 역사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커졌다. 누누 이스피리투 산투 토트넘 감독 역시 파코스 페헤이라(포르투갈)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 끝났고, 케인은 우리와 함께한다. 모두에게 환상적인 뉴스”라며 반겼다.

다만 “올여름 토트넘에 남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겨울 이적시장 때 다시 이적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현지 매체 ‘풋볼 런던’은 “케인이 여름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토트넘 팬들을 마지막으로 공포에 빠뜨렸으나, 다가오는 겨울에도 이적을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점을 그의 측근을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더 타임스’를 보면 케인은 계약 연장을 두고 협상 중이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