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강 PO 삼성생명전 활약 기대
- 사직 1·2차전 다양한 경품행사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의 가드 박혜진(35)은 현역으로 뛰는 레전드다.

부산 BNK 박혜진(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9일 열린 경기에서 하나은행 선수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하면서 리바운드를 걷어내고 있다. 박혜진은 이번 시즌 골밑에서 궂은일을 하며 코트를 지휘했다. WKBL 제공

왜 레전드인지 이력을 보면 알 수 있다. 동주여중과 삼천포여고를 졸업한 박혜진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2008-2009시즌 신인왕을 받고 화려하게 데뷔해 우리은행에서 16시즌을 뛰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향팀 BNK로 옮겼다. 처음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우리은행 왕조를 이끌면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무려 다섯 차례나 선정됐다. 현역 선수로 최다다. 은퇴 선수까지 포함하면 정선민(7회)에 이어 두 번째다. 또 우리은행의 챔피언 결정전 8차례 우승에 기여하면서 세 번이나 MVP를 차지했다. 경력을 보면 누구도 레전드라는 호칭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거기에 또 한 가지가 있다. 우승 DNA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우리은행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컵을 8차례 들어 올렸다. 이 정도면 현역 여자프로농구 선수 중 우승 DNA를 가장 확실하게 가진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박혜진은 다음 달 3일부터 열리는 용인 삼성생명과의 4강 플레이오프(PO)에 나선다.

4강 PO를 앞둔 BNK 박정은 감독이 ‘믿는 구석’은 박혜진이다. BNK는 2022-2023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리은행에 패해 물러났다. 당시 박혜진은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고 BNK의 우승을 저지했다. 이제 박혜진은 박 감독을 대신해 코트에서 경기 전체를 조율한다.

우승 DNA를 지닌 박혜진은 단기전 승부의 대가다. 지난 26일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플옵(플레이오프)은 달라!’라고 적은 출사표를 내보였다. 그러면서 “단기전은 변수가 많다. PO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박혜진은 좋지 않았다. 발목 부상으로 9경기 결장했다. 박혜진이 빠진 사이 팀은 단독 선수를 달리다 2위로 마감했다. 누구보다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단기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다르다.

팀을 옮기면서 박혜진은 BNK 컬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갔다. 팀 내에 김소니아 이소희 등 득점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굳이 자신이 앞으로 나서서 화려한 플레이를 할 필요가 없다. 대신 골밑 싸움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BNK가 이번 시즌 스몰 라인업을 구성해 가드임에도 주전 중 키가 큰 박혜진(179㎝)이 리바운드에 적극 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박혜진은 경기당 평균 8.4개의 리바운드를 잡았다. 프로 통산 17시즌 동안 가장 많은 리바운드 수치다.

박혜진의 전매특허는 상대 슈터를 꽁꽁 묶는 질식 수비와 결정적인 순간 경기 흐름을 바꾸는 한 방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발목 부상으로 밸런스가 흔들려 슛 감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워낙 훈련을 많이 해 체육관 귀신으로 통하는 박혜진은 4강 PO를 앞두고 슛 연습에 몰두했다.

한편 BNK는 홈 팬들을 위해 특별 이벤트 ‘유니폼 데이’를 진행한다. 사직체육관에서 열리는 4강 PO 1, 2차전에 입장하는 관중 중 선착순 500명에게 선수 유니폼을 무료로 증정한다. 또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마련한다. 경기를 관람하려면 티켓링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전 예매를 하거나,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 현장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