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수 97만 명…年 7만 명↑
- 부산, 서울 이외 전국 1위

- 배뇨불편·방광장애 방치땐
- 요도염·방광염 등 합병증 유발
- 초기땐 약물로 90%대 치료돼
- 평소 카페인·술 멀리하면 좋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질환의 발병도 크게 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대표적인 장년층 남성 질환으로,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전국의 전립선 비대증 환자 수가 약 97만 명으로 연간 7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전국 광역시 중 처음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인구가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접어든 부산도 예외는 아니다. 부산 남성들의 전립선 비대증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여러 가지 소변 장애를 유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초래해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까지 생길 수 있어 초기 증상부터 관심을 갖고 유의해야 한다.

■첫 고령사회 부산, 전립선 빨간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3년 부산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8만2063명으로,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 부산 성인 남성 50명 중 2명이 전립선 비대증을 앓고 있는 셈이다. 최근 5년간으로 비교하면 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비대증이란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의 크기가 비대해지는 질병. 40대부터 서서히 발생해 60대에는 60~70%, 70대 이상에서는 거의 모든 남성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주 원인은 노화와 남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최근 평균 수명이 10~15년 정도 늘어나고 노령인구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환자 수도 상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30대 젊은 층에서도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젊은 층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젊은 층 환자도 최근 5년 새 22% 증가했다.

■배뇨 장애로 일상생활 불편 초래

전립선 비대증은 전립선이 비대해지면서 소변이 배출되는 요도를 좁게 만들어 이로 인한 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한다.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문제는 배뇨 문제와 방광 기능의 이상이다. 주요 증상으로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소변이 갑작스럽게 마려운 '절박뇨', 야간에 소변을 보는 '야간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소변이 쉽게 나오지 못하는 '지연뇨' 증상이나 소변이 뚝뚝 끊어지면서 나오는 '단절뇨', 소변을 배출해도 개운한 느낌이 들지 않는 '잔뇨감'도 전립선 비대증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소변보는 횟수도 크게 늘어난다. 하루 평균 성인의 소변보는 횟수는 낮 동안 4~6회, 야간에 0~1회 정도인 것에 반해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하루 8회 이상으로 증가한다. 야간에 소변이 마려운 횟수도 증가하기 때문에 수면방해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요의가 잦아지면 장거리 운전이나 이동 등이 곤란해지고 일상 업무 집중력도 떨어지고 대인 관계에도 영향을 끼치는 등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전립선 비대증은 평소와 다른 소변 증상으로 알 수 있다. 우선 횟수 증가, 갑자기 마려움, 소변줄기가 가늘어짐, 힘을 줘야 하는 증상, 소변 후 찜찜한 기분이 남아 있다면 일단 의심 후 병원을 찾아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치명적 합병증 유발

전립선 비대증은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고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 할 수 있다. 합병증으로는 배뇨에 더 큰 불편을 초래하고 소변 저장기능에 문제를 일으키는 요도염과 방광염, 요실금 등부터 심할 경우 소변이 갑자기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 증상까지 보일 수 있다. 급성 요폐는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하복부 통증이 심해지는 증상으로 치료 후에는 신장이 손상돼 신부전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전립선 비대증은 증상을 느끼는 정도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약한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에서도 갑자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해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초기 환자는 약물 요법만으로도 90% 이상 치료할 수 있다. 호르몬 조절로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경구용 약은 식사와 관계없이 하루 한 번 한 알만으로 직장인 남성도 간단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 하지만 치료가 늦어지고 합병증이 나타나면 경구용약 복용만으로 치료가 안 되고 수술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이정주 교수는 "전립선 비대증은 중장년층 남성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져야 하는 질환"이라며 "사망률은 1% 미만이지만 배뇨 장애가 주 증상이어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평소 카페인과 술을 멀리하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하는 생활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검진과 조기 치료를 꾸준히 하면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불편과 합병증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정주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