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색 변하면 말수 줄여 회복을
- 복구 더디면 후두암 등 검진

첫인상을 좌우하는데 목소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30%나 된다고 한다. '목소리가 참 좋으시네요'라는 말은 외모에 대한 칭찬만큼이나 기분좋은 말이다. 목소리나 말하는 스타일이 그 사람의 인간성을 상당 부분 보여주기 때문에 첫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방송에서도 감동을 주는 목소리를 찾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실제로 평균 연령과 함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좋은 목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말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목소리는 생계수단으로도 아주 중요하다.
좋은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일까. 같은 목소리라도 그 목소리에 대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좋다' '나쁘다'라는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듣는 사람에 따라 어떤 목소리가 좋은 지는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목소리가 좋은 목소리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비유하자면 다양한 장르의 창법이 다른 노래가 있고 사람마다 선호하는 장르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건강한' 목소리를 '좋은' 목소리라고 기준을 잡고 목소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성대를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좋은 목소리를 찾기 위한 올바른 발성법을 알아본다.

■성대 건강해야 좋은 목소리 나와

	〈 성대의 구조 〉

소리가 만들어지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은 성대이다. 성대는 후두라고 하는 기관의 일부분인데, 양쪽 성대가 서로 만나는 부위에서 진동을 하여 소리가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1초에 남자는 100번, 여자는 200번 정도 진동을 한다. 진동을 많이 할수록 높은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여자의 목소리가 남자보다 고음역의 소리를 낸다. 성대에서 만들어지는 소리는 공명을 통해 여러 소리로 바뀌게 되고, 발성기관(구강·비강·혀·인두 등)의 모양에 따라 조음(말을 만드는 과정)을 하여 언어구조로 완성된다. 다소 전문적인 부분이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성대가 건강해야 된다는 점이다.

성대를 건강하게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한 방법이지만 평소에 충분한 수분섭취로 성대를 늘 축축하게 해주는 게 성대 관리의 기본이다. 이비인후과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봤다면 '물 많이 드세요'라는 전문의의 설명을 들어봤을 것이다. 성대에 좋은 것으로 '물'이 유일하다 할 정도로 수분 섭취는 아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1.5ℓ정도의 수분을 매일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같은 양의 물을 조금씩 나눠 자주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을 많이 썼을 때는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도움된다. '날계란을 먹으면 목소리가 좋아진다'는 근거 없는 말에 더는 현혹당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성대 다음으로는 '올바르게' 발성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흔히 호흡과 성대의 진동, 공명이 적당한 조화를 이뤄 발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런 과정을 스스로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무엇보다 목소리의 비밀은 '복식호흡'에 있다. 호흡은 분명히 흉부에 있는 폐에서 이뤄지는데, 배로 호흡을 하라는 표현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발성 언어치료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소리 나빠지면 말 줄여야

	이호환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성대가 좋지 않은 환자의 목 안을 살펴보고 있다.

만약 목소리가 나빠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좋은 치료법은 목소리를 쉬는 것이다. 병원에 가면 대부분의 의사는 '말을 하지 마세요'라고 한다.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목소리가 좋지 않다고 느껴지면 우선 말을 줄이면서 혹사당하는 성대를 쉬게 하면서 다시 건강한 상태로 회복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한다. 일주일 정도 쉬었는데도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을 때는 이비인후과나 음성 전문클리닉을 찾아 성대와 목 안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혹시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후두암과 같은 다른 질환은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인간은 만남과 소통 속에서 살아간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표현해 전달하는 목소리이다. 좋은 목소리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고 믿음을 줄 수 있다.

고신대복음병원 김성원 이비인후과 성대클리닉 교수는 "좋은 목소리는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기 위해선 목소리를 내는 원리를 잘 알고, 올바른 사용법을 익혀야 그윽하고 깊은 울림이 있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가꿀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김성원·이호환 고신대복음병원 이비인후과 성대클리닉 교수

이흥곤 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