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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의 한방 이야기] 큰 병의 시초가 되는 식욕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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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6-10-24 18:43:14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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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로 먹을 것이 풍성하여 말도 살이 찐다고 하는 의미처럼 식욕이 증가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런 가을철에도 식욕부진으로 밥을 잘 못 먹는 사람들이 있다.

식욕은 기본적인 욕구 중의 하나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큰 즐거움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왜 입맛이 없게 될까? 기본적으로 식욕의 조절은 뇌의 시상하부라는 곳에 위치하는 식욕중추에서 일어난다. 위장의 포만 상태, 혈당 등 영양 상태, 뇌의 감정 상태 등이 이곳으로 전달돼 음식을 더 섭취하거나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게 된다.

식욕부진의 가장 흔한 원인은 소화불량으로, 속이 더부룩하면서 항상 배부른 상태가 지속돼 식욕이 떨어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배고픔은 느끼지만 식욕이 떨어지거나 식사 후 불편감 탓에 음식을 피하게 된다. 또한 약물 부작용으로 소화 장애와 식욕부진이 유발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항암 치료를 들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음양(陰陽)의 기운 중 양(陽)이 허약해지면 미각을 잃고 식사를 잘못한다고 보고 있고, 평소에 몸이 차거나 추위를 잘 타고 소화 기능에 자주 문제가 생기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설사하는 경우가 많다. 따듯한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고, 계피, 말린 생강 등 더운 성질의 약재를 치료에 사용한다.

식욕은 있지만 막상 음식을 섭취하려고 하면 잘 안 넘어가서 식사량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노인 중 음식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심하면 입에서 쓴맛이 나고 화끈거린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나이가 들면 기본적으로 몸의 여러 곳이 건조해지는데 특히 침 분비가 줄어 입안이 마르게 되면 미각이 떨어지고, 식도 부위까지 마르게 되면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워진다.

한의학적으로는 진액 부족, 음(陰)이 허약한 증상으로 보고 있고 이를 보충해주는 생맥산(生脈散) 등의 처방을 사용한다. 생맥산은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차처럼 끓여 복용하는데 원래 여름 더위로 기운이 부족하고 갈증을 느낄 때 사용하는 처방으로 한방 보험 과립제로도 처방이 가능하다.

음식에 관한 욕구뿐 아니라 모든 의욕 자체가 떨어지는 경우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식욕중추가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부위와 가까워 영향을 받아 발생하는데, 폭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식욕이 저하되는 경우도 있어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적으로 기운이 울체되거나 막혀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풀어주는 약재를 사용하며, 호흡법, 명상법 등도 도움이 된다. 젊은 여성에서 과도한 다이어트로 오는 신경성 식욕 부진도 치료에 주의가 필요하다.

식욕부진으로 식사량이 감소하면 결국 체중이 줄어들면서 몸이 상하고 큰 병의 시초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잘 대처해 먹는 즐거움을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산대한방병원 소화기클리닉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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