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라면서 수술부위 변형
- 쌍꺼풀 최소 만 15세는 돼야
- 코는 만 18세 이후 바람직
- 부작용 많은 셀프성형 자제

- 청소년 안면윤곽·지방흡입 금물
- 성장 끝난 성인 때 해야 효과 커

예뻐지고 싶은 마음은 동서고금 모든 여성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요즘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겠다는 생각에 성형수술을 하려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병원을 찾아 성형수술 상담을 받기도 한다. 일부 성형외과는 수험생을 겨냥해 할인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중고생 성형수술, 과연 괜찮을까? 부산성형외과의사회의 자문을 구해 성형수술의 안전성과 유의사항을 알아봤다. 청소년기는 몸의 성장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데다 아름다움에 관한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시기다. 전문가들은 부모와 먼저 상의한 다음 의료진과 상담해 성형수술 시기와 방법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청소년기의 미적 기준과 성인이 된 이후 기준은 다를 수 있다. 간혹 어렸을 때 예쁘다고 생각했던 얼굴이 성인이 되어 실망스럽거나 덜 예뻐 보인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이유에서다. 부산성형외과의사회 박지훈 이사는 "청소년기에 외모 콤플렉스에 빠져 섣불리 성형수술을 했다가 어른이 되어서 후회할 수 있다"며 "성형수술은 미적 정체성이 확립된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부위별 성형수술이 적합한 나이

신체가 완전히 성장하기 전에 성형수술을 받으면 수술 부위에 변형과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성장이 끝난 후에 성형수술을 받아야 안전하다. 신체 부위별로 성장이 끝나는 시기가 달라 성형수술이 가능한 시기 또한 차이가 난다. 눈성형은 중학교 3학년(만 15세) 겨울방학 이후라면 큰 무리가 없다. 눈꺼풀의 두께가 아주 두껍지 않다면 매몰법 수술로 한 듯 안 한 듯한 쌍꺼풀을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다. 쌍꺼풀 테이프나 쌍꺼풀 액을 장기간 사용해 피부가 늘어나고 상처 입은 경우라면 나이가 어리고 눈꺼풀이 얇다고 해도 절개법으로 수술하는 것이 좋다. 중고생들이 집에서 쌍꺼풀 테이프·액을 사용하는 '셀프 성형'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코성형은 고교 3학년(만 18세)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찍 하면 코의 성장에 따라 모양이 바뀔 수 있고 코뼈 성장에 장애가 될 수도 있어서다. 코의 기능에 문제가 없도록 신경 써야 한다는 얘기다. 단순히 보형물만 삽입하는 것이 아니라 코뼈 자체를 교정하는 매부리코수술이나 넓은 콧대수술은 코뼈의 성장이 끝난 만 18세 이후에 해야 안전하다.

지방흡입과 지방이식수술은 청소년기에 하면 지방세포가 계속 생겨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지방흡입수술은 지방세포를 직접 제거해 체형 교정에 효과적이지만, 성장기에 수술받으면 수술 이후에도 지방세포가 계속 생겨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지방이식수술도 마찬가지다. 얼굴뼈를 깎는 안면윤곽 및 양악수술은 성인이 되고 나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 뼈 성장이 완전히 끝나기 전 뼈를 깎는 수술을 받으면 뼈 모양의 변형이나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양악수술처럼 치료 목적의 수술이라고 해도 얼굴뼈가 완전히 자란 성인이 되어서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부정교합이 있다면 치아교정을 먼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고생 성형수술 시 유의사항

부산성형외과의사회 박지훈 이사가 고3 수험생과 상담하고 있다.

성형수술을 고민하는 중고생들은 시간을 두고 몇 가지 사항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부모와 충분히 상의한 뒤 수술이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를 가려야 한다. 성형수술 결과는 개인마다 다르고, 모든 이가 원하는 모습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한계를 숙지해야 한다.

둘째, 성형수술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보조수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성형수술은 마술이 아니므로 수술 효과를 지나치게 기대하는 것은 금물. 박 이사는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개성과 신체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연예인 사진을 들고 와 '배우 ○○○ 눈처럼, 가수 △△△ 코처럼 해주세요'라는 경우가 있다. 잘못된 생각이고 현재 그런 수술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개성과 특징을 죽이는 획일적 수술은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병원과 의사는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곳인지,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 마취과와 협력시스템이 구축돼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 아울러 요즘 광범위하게 퍼진 불법 인터넷 광고, 카페나 블로그의 가짜 성형 후기를 이용한 불법 인터넷 마케팅, 과대·과장광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

넷째, 수술과 부작용에 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해야 한다. 자신이 특이체질이거나 다른 질병이 있으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도움말=부산성형외과의사회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