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몸을 움츠리고 다니는 겨울이 시작됐다. 노인들은 신체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떨어지고, 가벼운 질병에 걸려도 심하게 앓는 등 질병 감수성이 높아진다. 특히 겨울철 추위로 근육과 관절은 평소보다 굳어지고, 혈관 수축으로 심장과 뇌에 부담을 줘 철저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첫째,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방치하지 말고 치료해야 한다. 노인은 아파도 증상을 방치하거나 골절을 자각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겨울철 낙상 환자는 주로 손목, 엉덩이 부위 골절이 대부분이다.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은 뼈가 약하고 운동 기능이 저하된 70대 이상 노인에게 흔하게 나타나고 고관절 골절이 생기면 자유롭게 거동하기 어려워 생활에 불편을 주고 폐렴, 욕창 등의 합병증도 야기한다. 고령인 여성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비타민D가 풍부한 우유 치즈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고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둘째, 겨울철 가장 경계해야 할 질병 중 하나가 뇌졸중. 통계청에 따르면 다른 시기보다 겨울인 12~1월 뇌졸중에 따른 사망자가 많다. 혈관은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면서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 주위가 터지거나 막혀 뇌졸중이 발생한다. 뇌졸중은 전조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전조증상은 구토와 두통이 생길 때, 팔과 다리가 저리거나 마비가 오고 힘이 빠질 때, 입술이 한쪽으로 돌아가고 갑자기 시야가 흐릿해지거나 눈이 안 보일 때 등이다. 또한 흡연은 뇌졸중의 중요 원인으로 금연해야 하고 폭음은 삼가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 있다면 수시로 혈압을 측정해 140/90㎜Hg 미만으로 혈압을 유지하도록 한다.

셋째, 독감도 겨울철 불청객이다. 감기는 보통 일주일에서 열흘이면 저절로 낫고 약간의 미열과 몸살기 증상이 생기며 콧물·기침 등을 동반한다. 독감은 감기와 달리 갑작스레 38℃ 이상의 고열 증상과 함께 마른기침, 오한, 두통·인후통·근육통 등 온몸에서 통증이 심하게 나타난다. 대개 11월부터 4월까지 독감이 유행한다. 독감 예방접종 후 2주가량 지나야 방어 항체가 형성되고 접종 후 한 달이 지나면 체내에 외부 물질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항체가 충분히 만들어지므로 백신을 제때 맞아야 한다.

습도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습도가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악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적정한 실내 습도를 어떻게 유지할까.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난방을 하더라도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젖은 옷이나 수건 등을 집 안에 널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체내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효과적이다.

김윤미 온종합병원 가정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