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주의해야 할 질병은 식중독(장염)이나 수인성 전염병만이 아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다 열대야에 따른 수면 부족까지 겹쳐 만성질환이 악화되거나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에어컨 노출·일교차 고혈압 주의

날씨가 더워지면 우리 몸은 혈압을 약간 떨어뜨려 더위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경향이 있어 고혈압을 방심하기 쉽다. 그러나 냉방기 사용으로 찬 공기에 노출된 말초혈관이 수축돼 심장의 부담이 늘고 빠르게 뛰면서 혈압이 급상승할 수 있다. 고혈압 환자는 추운 겨울 못지않게 냉방기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에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는 또 장마철 일교차 변화에도 유의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기온이 평소보다 갑자기 떨어지면서 혈압이 올라가 뇌출혈, 뇌경색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은 습도 역시 뇌졸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기온 변화에 대처할 수 있게 가디건 등 여벌 옷을 챙기고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높은 식이를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열대야나 장마에 따른 불면증

폭염과 열대야로 신체 리듬이 깨져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게다가 장마철 흐린 날씨로 일조량이 부족해지면 호르몬의 불균형이 생겨 불면증이 나타날 수 있다. 사람의 뇌는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의 양의 따라 낮과 밤을 구분하는데 비가 내리는 날에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이 줄어 낮에도 뇌가 밤이라고 착각해 멜라토닌을 평소보다 많이 분비하기 때문이다. 수면 부족을 해결하려면 오후에 활발히 활동하거나 잠자기 2, 3시간 전에 30분가량 운동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 스트레칭도 근육의 피로를 풀고 숙면에 도움이 된다.

■높은 습도로 인한 알레르기 질환

높은 습도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어서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자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실내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 곰팡이와 집먼지진드기가 활동하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적정 실내습도는 40~50%인 데 비해 장마철에는 80% 이상 올라간다. 선풍기나 에어컨 등으로 습기를 제거하거나 보일러를 가끔 트는 것도 도움이 된다.

■ 탈수 유발하는 소아장염

덥고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소아장염이 잘 생긴다. 소아는 면역계가 발달하지 않아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낮고 어린이집, 유치원에서 여러 원인균에 쉽게 노출돼 장염에 쉽게 걸린다. 특히 소아는 어른과 달리 구토나 설사를 조금만 해도 곧바로 탈수증에 빠질 수 있다. 소아장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토나 설사로 인한 탈수의 방지. 먹는 것으로 탈수를 해결할 수 없으면 주사로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발열, 심한 복통, 잦은 배변 등 전신 상태가 좋지 않고 대변에 혈액, 농, 점액을 보이는 세균성 설사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굶기면 설사의 횟수를 줄일 수는 있지만 탈수와 영양장애가 올 수 있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의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토 증상이 호전되고 먹기 시작하면 경구용 수액을 처방받아 먹여도 괜찮다. 그러나 이온음료는 전해질의 농도가 적고, 당질의 농도가 높아 치료를 위한 경구용 수액으로는 부적합하다. 모유는 설사에도 안전하게 먹일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쌀 죽을 먹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청결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올바른 손씻기 습관을 기르고 음식물을 4도 이하로 냉장 보관하고 74도 이상의 온도에서 1분 이상 가열해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